전체 글(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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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를 읽었습니다.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이름은 들어봤는데(문스독...),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다 읽고 덮고 난 직후의 감상은 "뭐지...?"였다. 아니 나는 분명 표지가 예뻐서 이걸 집었을 뿐인데, 이렇게 딥다크한 내용들일 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단 말이다... 그나마 1번째 단편이 좀 순한 맛이고 나머지 셋은 진짜 엄청나게 쓰고 찝찝하다. 게다가 3번째는 무섭기까지... 물론 감상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그랬다. 흔히 있는 작가 후기도 역자 후기도 아예 없어서 찝찝함이 더욱 배가될 뿐이다. 현실감성이라는 데에는 공감할 수 있다. 확실히 어디엔가 한 명 정도 존재할 법한 인간군상들이라, 공감하고 몰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 3번째는 진짜 살벌할 정도로 묘사가 ..
2021.02.13 -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었습니다.
분명 재미있게 읽었지만, 감상평을 남겨보라고 한다면 이상하게 쓸 말이 별로 없는 책들이 가끔 있다. 얘가 그렇다.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받은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고찰해볼만한 심오한 주제를 다룬 것도 아니고, 그냥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 것 같다. 애초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집어온 것도 그냥 지나가다가 예쁜 겉표지가 눈에 띄어서 텁 고른 것뿐이니까... 실로 불순한 의도고 불순한 감상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괜히 작가님께 미안해지는군. 그래도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건 진짜다. 특히 1장인 재희 파트는 정말 골때리는 듀오라고 생각하면서 엄청 집중해서 봤다. 이렇게 적당히 나사가 빠진 캐릭터들은 은근히 마음에 든다. 게다가 둘이 잘 지내면 더 좋지. 이후의 파트들도 잘 읽었다. 루즈한 부분..
2021.01.08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봤습니다.
한 줄 요약: 미국인, 프랑스인, 독일인이 전혀 의도치 않게 합작을 해서 나치를 개박살내는 영화. [장고]도 봤겠다, 크리스토프 왈츠의 인생작이자 영화 역사상 최고의 빌런 중 하나라는 한스 란다라는 작자가 대체 어떤 캐릭터인지 호기심이 솟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 영화를 골랐고, 왈츠는 (좋은 의미로)미친 사람인 게 확실하다... 자기가 등장하는 씬에서 주위의 모두를 그 카리스마로 휘어잡아버리는데, 사람이 맞는지, 악마가 아닌지 두려움이 생길 정도... [장고]의 킹 슐츠랑 이 사람이 어떻게 같은 사람일 수가 있는 거지... 인격이 반댄데. 4개 국어에 능통한 것을 바탕으로 인물들의 숨통을 서서히 조이는데, 능청스러우면서도 필요할 때는 압박감 있는 카리스마를 보여줘서 영화 보는 내내 이 양반 나올 때마다..
2021.01.06 -
12월 2주차 일본 신곡 10곡 리뷰
youtu.be/vRPCAAUBMms Eve - 심해(心海) 깊은 바다가 아니라 마음의 바다군요. 대단히 범프오브치킨의 감성입니다. 듣는 내내 그 생각이 들었어요. "Ray" 이후 좀 더 반짝반짝해진 범프의 음악을 고대로 닮아서 되게 좋게 들었습니다. youtu.be/QqOs_ahSARM 히토리에(ヒトリエ) - curved edge 해체 안 하고 3인조로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군요. 저도 그게 좋네요.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첫머리와도 같은 이 음악은, wowaka의 느낌이 나면서도 이전과는 다른 사운드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오와카의 유지를 잇는 듯하면서도, 세 명이서 낼 수 있는 새로운 느낌. 3인조 히토리에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youtu.be/jECVRY6yS1s 사카모토 ..
2020.12.14 -
12월 1주차 일본 신곡 10곡 리뷰
youtu.be/PAn2fl-QacY SHISHAMO - 내일은 없어(明日はない) 전주 한 마디 없이 곧장 메다꽂아버리네요. 하지만 몹시 마음에 듭니다. 쉬지도 않고 3분 40초 동안 쭉 노래하고 연주하네요. 그 점도 대단... 여러 의미로 노빠꾸인 곡입니다. 동시에 공개된 "인간(人間)"도 좋은 곡이니 들어보시길. youtu.be/ugpywe34_30 계속 한밤중이면 좋을텐데(즛토마요)(ZUTOMAYO)(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 의심(勘ぐれい)(Hunch Gray) 어우... 괄호만으로도 길이를 엄청 차지하네. 일단 신나면서도 담백한 곡이 나왔습니다. 중간의 꿀렁거리는 베이스 간주가 귀에 띕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즛토마요의 텐션이 아닌 것은 약간 아쉽지만, 그래도 잔잔하게 듣기 좋은 곡이 나왔네..
2020.12.06 -
[모노노케 히메]를 봤습니다.
TMI: 산의 성우인 이시다 유리코 상은 유명 일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니게하지)]의 유리 이모를 연기한 배우이시다. 한국판 포스터에는 "대자연의 수호신 원령공주가 온다"라고 적혀있는데, 모르긴 몰라도 영화를 안 본 사람이 적은 것이거나, 그럴듯해 보이기 위한 낚시용 문구임이 틀림없다. 영화의 첫인상은 잔인하다 였다. 아시타카가 활을 쏘아서 적을 맞추면 팔다리나 모가지가 숭텅숭텅 잘려나가는데, 굉장히 충격적이다... 심지어 은근히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청불을 먹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수위를 자랑하기 때문에 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봤다간 십중팔구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초장부터 후반부까지 그런 커팅 장면이 등장하니 여러 의미로 인상이 남을 수밖에 없는... 내용도 그렇고 아마 애들..
202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