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3. 11:56ㆍ읽은 책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이름은 들어봤는데(문스독...),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다 읽고 덮고 난 직후의 감상은 "뭐지...?"였다.
아니 나는 분명 표지가 예뻐서 이걸 집었을 뿐인데, 이렇게 딥다크한 내용들일 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단 말이다... 그나마 1번째 단편이 좀 순한 맛이고 나머지 셋은 진짜 엄청나게 쓰고 찝찝하다. 게다가 3번째는 무섭기까지... 물론 감상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그랬다. 흔히 있는 작가 후기도 역자 후기도 아예 없어서 찝찝함이 더욱 배가될 뿐이다.
현실감성이라는 데에는 공감할 수 있다. 확실히 어디엔가 한 명 정도 존재할 법한 인간군상들이라, 공감하고 몰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 3번째는 진짜 살벌할 정도로 묘사가 뛰어나서 굉장히 집중하면서 읽었고, 또 네 이야기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다만 2번째랑 4번째 단편에서, 특히 2번째에서 선악의 결론을 명확하게 명시해놓지 않은 점이 뒷맛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둘이 패턴이 동일해서도 있고, 인물 간의 증언(?) 내용이 다른 것도 있다. 물론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서, 같은 사건이라도 기억하고 느끼는 것이 다른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리고 책 제목이 그것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고. 그렇지만, 분명히 둘의 기억이 마지막까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끝까지 어느 쪽이 맞다고 확실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엥? 여기서 끝이야?"하게 되더라. 4번째 단편도 전개가 비슷하지만 그래도 화자가 자신의 생각을 어느 정도 곱씹을 틈이 있었지만, 2번째는 그조차도 거의 없어서 더욱 고구마 느낌... 물론 내용상 알려주지 못하는 게 맞겠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저 부분 때문에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계속 기분이 이상했다. 내용이 재미가 없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데, 만족스러웠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닌... 그래도 1번째랑 3번째가 좋았어서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읽었다고 해야겠다. 근데 누구한테 추천해주긴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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