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30. 22:28ㆍ읽은 책
강남역 11번 출구 쪽 영풍문고
일본 소설 코너를 슬쩍 둘러봤는데
8할이 히가시노 게이고더라...
역시 공장장이라는 별칭에 걸맞는 물량이네 하고 생각하던 중
핑크핑크한 이 책의 겉표지가 참 예쁘길래
냉큼 주워서 서점에서 정독.
<~살인사건> 제목이 붙은 히가시노 소설 중 하나로, 히가시노 게이고 초창기 소설 중 하나인데, 국내에는 번역이 늦었고, 재판도 되어서 저렇게나 표지가 깔끔 예쁨. <가면산장 살인사건>도 그렇고 초창기 소설 중 늦게 번역된 것들이 꽤 된다.
일단 재미있었다. <가면산장 살인사건>을 보통 반전소설계의 명장으로들 꼽던데, 나는 <가면산장>의 반전을 일찌감치 예측해버려서(진즉 추리해냈다는 게 아니고 느낌상의 짐작만. 물론 2차 반전은 꽤 훌륭했지만), 오히려 이 소설 쪽이 더 강렬한 반전으로 느껴졌다. 첫 반전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중삼중으로 몰아치는 느낌이 더욱 그러했고.
띠지나 작가 소개에선 이 작품을 "밀실트릭, 암호, 연쇄살인"의 요소가 들어간 작품으로 소개하던데, 실제로 읽어보니 연쇄살인의 요소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사람이 여럿 죽기는 하지만, 시리얼 킬링이라고 이름붙일 만한 건 아니고...
전반적으로 이 소설을 지탱하는 요소는 암호다. 산장에 적힌 마더구스와 오빠가 남긴 힌트로 이루어진 암호를 푸는 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밀실트릭은 범인과 함께 풀리지만, 암호추리는 이 소설의 끝까지 반전과 함께하며 스토리에 관여한다. 그만큼 암호의 퀄리티가 높고, 깔끔해서 좋았다.
그리고 암호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사건들도 등장하는데, 그것들이 모두 암호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도, 종국에는 다들 자연스럽게, 난잡하지 않게 풀어내어, 마지막에는 다들 깔끔하게 해결된 것도 좋은 포인트였다. 초창기 작품이라 그런가 플롯의 날카로움이 여타 작품과는 다르게 살아있는 느낌.
하여튼 <살인사건> 붙은 소설 중에선 제일 만족스러웠다. 역시 이쁜 표지 고른 보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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