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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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것들]을 봤습니다.
노먼 오스본이 재창조한 그웬 스테이시가 헐크랑 붙어먹고 다니는데, 제일 가여운 것은 피터 파커 아닐까? 아무튼 오랜만에 이런 대중영화 아닌 영화를 좀 본 거 같다. 이런 예술영화류를 막 꺼리는 건 아닌데, 그래도 내 영화입맛은 대중 쪽이라. 그렇지만 굉장히 재미있었고, 이런 거에 거부감이 없다면 지금 딱 보러 가면 좋을 듯. 영화의 주인공은 엠마 스톤이 연기하는 '벨라'이다. 모종의 이유로 성인의 몸에 아이, 거의 신생아급의 뇌 상태를 가지고 있는 그는 '갓윈 박사(윌렘 대포)'의 집에서 통제받으며 살고 있다. 어느 날 한량 '덩컨(마크 러팔로)'가 박사의 집에 방문하여 벨라를 만나게 되고, 그를 바깥세상으로 끌어내게 된다. 그렇게 박사의 집을 나온 벨라가 세계를 모험하며 성장해가는, 성장담이다. 가장 ..
2024.03.19 -
[듄: 파트 2]를 봤습니다.
소포모어 징크스 박살. 1편보다 나은 2편으로 나왔다. 일단 단순하게 1편보다 재밌어졌다. 3시간에 달하는 파트 1을 통째로 프롤로그로 써먹은 덕분에, 2편은 내용 전개에 좀 더 거침이 없어졌다. 아라키스 행성과 프레멘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하코넨의 음모나 잔학성을 더 보여주기도 하고, 대형 전투 장면도 나오는 등 볼거리가 많아졌다. 템포 자체가 빨라지니까 훨씬 받아들이기 좋아지더라. 비주얼과 사운드는 변함없이 최상급이다. 특히 사운드의 경우 1편과 마찬가지로 한스 짐머의 능력이 극한으로 발휘된 결과물이 나왔다. 이제까지 그가 쌓아올린 모든 커리어가 사실은 그저 듄을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고 말하는 것만 같은, 가슴에 울리는 그런 웅장함이 느껴졌다. 프로젝트 마무리하고 보약이라도 ..
2024.03.02 -
2024년 2월 J-POP(제이팝) 리뷰
https://youtu.be/YkVjY1F-Eoc?si=8EDBkoNVentLO6OO SPYAIR(스파이에어) - オレンジ(오렌지) IKE(이케)의 뒤를 잇는 신규 보컬 요스케를 장착한 스파이에어 시즌 2. 그 첫 타이업은 하이큐 신극장판 주제가다. BURNOUT SYNDROMES와 함께 하이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인데, 간만의 극장판에 이렇게 기용되니 좋구만. 나는 3기가 마지막이었지만.... 여하튼 노래는 딱 스에스럽게 잘 나왔다. 요스케군은.... 열심히 하고 있고. 어쨌든 이케의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고, 요스케도 아직 너무 신인이라 부족한 점이 느껴지지만, 전도가 유망하니 계속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다. 응원한다. https://youtu.be/5YCcApzuxE4?si=ozyGE5tfQ..
2024.02.29 -
<Y의 비극>을 읽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세계 3대 추리소설(누가 정했는지는 모르겠는데)'에 꼭 들어가는 명작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한 소설이다. 처음 이 소설을 발견한 건 중학생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였는데, 그때 나는 셜로키언에 일본 추리소설 매니아였지만 이건 읽지 않았었다. 애거서 크리스티도 곧잘 읽었는데 왜 얘만 쏙 빼먹었을까나.... 여하튼 그랬는데 몇 주 전 강남 교보문고에서 발견하게 되었고, 드디어 읽을 마음이 생겨서 집어왔다. 다 읽은 감상은, '고전명작은 괜히 고전명작이 아니다'라는 것. 숱한 오마주와 재사용으로 익숙함에 빛이 다소 바랠 수는 있겠으나, 진정으로 찬란함을 잃을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정말 기가 막힌다. 무엇보다, 요즘 이런 소설 없다. 이 소설은 화려한 필력도, 자극적인 전개도, 뒤통수 후리는 반전..
2024.02.25 -
[파묘]를 봤습니다.
그러고 보면 극장에서 한국 영화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블로그에 리뷰한 지도 한참 전이고.... 여튼, 근래 본 한국 영화 중에서도 아주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컬트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가야 하고(뭐 공급이 없기도 하지만). 공포는 쥐약이지만 오컬트는 좋아하는 나인데, 항상 장재현 감독님께는 감사할 따름이다 참. 특히 좋았던 것은, 장재현 감독의 전작들인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에서, 한국 무속인들이 거의 약간 전투력 측정기처럼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동양 샤머니즘과 한국 무속을 소재로 삼은 영화에서 이런 활약을 해주니까 더 좋았달까? 그 중에서도 김고은이 굿하는 장면은 정말 압도적이었다. 정말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2024.02.22 -
<마트료시카의 밤>을 읽었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최신소설을 읽었다. 일본에서는 2년 전 출간이지만, 한국에 번역되어 출간한 건 올해 1월이니까 뭐. 내가 이 소설을 고르게 된 것은 소재의 신선함이 가장 큰 이유이다. 4개의 소설로 구성된 소설집인데, 모두 '코로나'가 반영되어 있어서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걸 적극적으로 트릭에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지금 시대의 요소가 반영된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또한 대학 입시, 프로레슬링, 헌책방의 고서적 등 잘 사용되지 않는 소재들이 사용되어서, 거기서부터 차별화가 잘 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신선한 소재들을 잘 써먹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반전'. 소위 말하는 '뒤통수 후리기'를 참 잘 했다. 특히 좋았던 것은 반전의 템포인데, '슬슬 ..
2024.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