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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가여운 것들]을 봤습니다.

by 표류선 202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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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 오스본이 재창조한 그웬 스테이시가 헐크랑 붙어먹고 다니는데, 제일 가여운 것은 피터 파커 아닐까?

 

아무튼 오랜만에 이런 대중영화 아닌 영화를 좀 본 거 같다. 이런 예술영화류를 막 꺼리는 건 아닌데, 그래도 내 영화입맛은 대중 쪽이라.

그렇지만 굉장히 재미있었고, 이런 거에 거부감이 없다면 지금 딱 보러 가면 좋을 듯.

 

 

 

 

 

 

영화의 주인공은 엠마 스톤이 연기하는 '벨라'이다. 모종의 이유로 성인의 몸에 아이, 거의 신생아급의 뇌 상태를 가지고 있는 그는 '갓윈 박사(윌렘 대포)'의 집에서 통제받으며 살고 있다. 어느 날 한량 '덩컨(마크 러팔로)'가 박사의 집에 방문하여 벨라를 만나게 되고, 그를 바깥세상으로 끌어내게 된다. 그렇게 박사의 집을 나온 벨라가 세계를 모험하며 성장해가는, 성장담이다.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은 역시 엠마 스톤이다. 온갖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이란 여우주연상은 다 쓸어담고 있고, 끝내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양자경을 패싱해버린 게 지금 문제시되고 있긴 하지만....

아무튼 영화를 보면, 왜 상을 받았는지 알 것 같다. 아니 상으론 부족하고 뭔가 더 줘야 할 정도로 정말 기가 막힌 연기를 선보였다. 상술했듯 이 영화는 신생아의 지능 상태를 지녔던 벨라가 점차 성장해가면서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되는 과정을 다룬 성장담인데, 이 성장의 과정을 정말 자연스럽게 연기해냈다. 말로 설명하기 좀 어려운데, 진짜 엄청나게 잘 했다.

 

 

 

 

여기에 윌렘 대포와 마크 러팔로라는 명배우가 어시스트를 잘 해준다.

윌렘 대포의 연륜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연기가 밑을 단단히 다져주고, 그 위에서 벨라 그 자체인 엠마 스톤이 사실상의 원맨 쇼를 펼친다. 또한 마크 러팔로의 하남자 연기는 영화가 너무 진지하게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웃음 파트를 담당하는데, 확실히 분위기 환기를 잘 시켜주었다.

이렇듯 대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대단해서,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표값을 한다는 느낌.

 

 

 

또한 독특한 미술 역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박사와 런던에 있을 동안은 흑백으로 나오는데, 덩컨과 함께 여행하면서부터 총천연색의 알록달록이 펼쳐진다. 분명 리스본, 알렉산드리아, 프랑스 등등을 돌아다니는데, 보여지는 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공상 속 세계같다. 아마 벨라의 상태를 묘사하는 연출이기도 한 거 같다. 덕분에 은근히 눈이 즐겁기도 하다.

 

 

 

 

단 눈이 즐거운 것과는 별개로, 영화가 수위가 꽤 높다. 정확히는 적나라하다. 남자 배우 여자 배우 모두 완전 나체로 여러 차례 정사씬이 나오는데 가감이 없다. 성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갓윈 박사가 해부학에 정통해서 시체 해부 장면이나 수술 장면도 자주 나오는데 그 또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의를 요한다. 막 야하거나 잔인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긴 한데, 진짜 꽤 자주 나와서....

 

 

 

 

또한, 개인적으로는 무척 페미니즘스러운 영화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마크 러팔로의 필살 하남자 연기가 그걸 아주 강하게 느끼게 해줬는데.... 뭐 그거 말고도 벨라가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것들을 경험하고, 그것들을 곱씹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보이는 태도나 행동들도 페미니즘스러운 부분들이 좀 느껴졌다. 이 점이 좀 재밌기도 했다. 적나라하게 문란하면서도 여성 인권을 설득력 있게 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리하자면 아주 유니크한 영화다. 취향만 맞다면 충분히 만족하고 볼 수 있는 영화. 연기와 비주얼이 특히 볼거리지만 높은 수위는 주의가 제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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