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화(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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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를 봤습니다.
한 줄 요약↓ 일단, 왜 인간들이 이 영화에 그렇게 환장했는지 아주 잘 알겠다. 동양과 서양 철학을 슥슥 비벼 토대로 삼고, 인공지능이 지배한 미래시대 디스토피아라는 맛나는 SF 설정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캐릭터들의 행동과 대사, 화려한 연출 기법, 선글라스와 롱코트의 간지, 요즘 할리우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가 막힌 육탄전 무술씬. 이거(오늘 이 영화를 처음 봤지만, 이 총알 피하는 장면은 패러디 등으로 숱하게 봐왔다), "이 중에 니가 좋아하는 게 하나쯤은 있겠지"하는 식으로 온갖 것들을 다 짬뽕시켜놨고, 그게 거의 전세계인을, 1999년의 시대를 만족시켜버린 기가 막힌 작품이다. 지금 봐도 이렇게 재밌는데, 그 시절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직관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좋았을까.... 세기말에 탄생..
2021.09.15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봤습니다.
이 영화의 진정한 제목은 [웬우와 텐 링즈의 전설]이다. 권력을 탐하는 폭력적인 지배자 아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순정남 복수에 불타는 살인귀 자식들에게 냉철하지만 동시에 따스한 아버지 사랑을 위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불도저 아내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가슴에 새기는 처연함 마지막까지 아들을 사랑한 아버지 따거 오야지 대디 파더 그 이름은 쑤 웬우. 그는, 신이다. 샹치와 시무 리우에게는 미안하지만, 머릿속에 남은 게 양조위밖에 없다. 그냥 미쳤다. 표정과 눈짓, 주름살과 목소리 그 모든 것이 작품이고 화보다. 그는 링의 힘으로 늙지 않았다는 설정에 정말 완벽하게 들어맞는 미친 비주얼의 소유자이면서, 폭력성과 사랑이라는 선과 악을 동시에 품고 표출하는 기가 막힌 연기력의 소유자이다. 소싯적 홍콩 영화에서..
2021.09.04 -
[스파이더맨 2]를 봤습니다.
이 짤의 원조가 이 영화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영화의 풀 버전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예고편을 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겠구나' 하는 느낌을 빡 받은 것이지. 어렸을 때 학교에서 틀어줘 가지고 앞부분을 본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 기억이 거의 없지만 이 영화를 본 기억은 제법 생생한데, 왜냐하면 그때의 나한테는 이 영화가 끝내주게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 봐도 무서웠다. 저저저저 시뻘건 눈깔들 좀 보세요. 아주 표독스럽다니까? 지금에서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샘 레이미 감독의 데뷔작은 B급 호러 무비인 [이블 데드]이다. 호러에 쥐약인 나조차도 제목은 들어본 그런 영화. 본작의 요 의사 학살 씬은 소싯적 ..
2021.08.31 -
[무간도]를 봤습니다.
왜 아저씨들이 홍콩 느와르에 환장하는지 알겠다.... 하여튼, 살면서 처음으로 홍콩 영화를 보았다. 학교 수업 시간에서 중국 영화는 몇 번 틀어줘서 본 기억이 있는데, 희한하게 홍콩 영화는 본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나한테는 이게 홍콩 영화의 첫인상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왠지 대단히 눈이 높아진 기분이다. 다른 영화들도 이 정돈가? 느와르를 잘 보지는 않는다. 뭐 느와르라는 장르의 뚜렷한 정의가 없긴 하지만.... 살면서 본 느와르 작품 중에 재밌었던 걸 고르라면 [신세계]나 [91Days}, [부당거래] 정도? 웹툰 [부활남]도 느와르라고 치면 칠 수 있겠다. 특히 [신세계]를 재밌게 봤는데, 본 직후 이런저런 평가들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것이, [무간도]를 많이 의식하고 있는 영화라는 평가였다. 그..
2021.08.19 -
[스파이더맨]을 봤습니다.
한줄 요약: 해리 오스본의 인생 역정기 놀랍게도 나는 이 영화를 오늘 처음 봤다. 뒤의 후속편 둘은 옛날에 학교에서 틀어줘서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는 완전 처음이다. 기묘한 일이지.... 아무튼 기념비적인 영화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실시영화 시리즈 a.k.a. 샘스파의 첫 영화이자, 어둠의 댄서 토비 맥과이어의 출세작이기도 한 이 영화. 이제 2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라 좀 옛날 느낌이 물씬 나긴 했지만, 그래도 되게 볼만했다. 무엇보다, 같은 캐릭터로 세 개째 시리즈를 울궈먹는 바람에 이제 와 이 대사를 치기엔 지들이 생각해도 너무 지겨워서 은근슬쩍 돌려말하는 은유로만 끝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버전 스파이더맨과 달리, 본작은 스파이더맨의 첫 실사영화 시리즈이기 때문에, 거미 능력..
2021.07.31 -
[블랙 위도우]를 봤습니다.
한줄 요약: 역시 [엔드게임]에서 호크아이가 희생했어야 했다. MCU 없는 2020년을 지나 드디어 개봉한, [파프롬홈] 이후 첫 MCU 영화. 간략한 감상평을 말하자면, 일단 재미있었다. 그런데 만점짜리는 아닌. 일단 단점 첫 번째. 악당이 시원찮다. 태스크마스터라는 캐릭터와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태스크마스터가 가진 능력은 상대의 기술을 카피해서 싸우는 것인데, 작중에서 주로 보여준 것은 호크아이의 활 사격, 캡틴의 방패 기술, 블랙 팬서의 클로 공격, 윈터 솔져의 칼부림, 스파이더맨의 거미줄 비행 등을 카피한 모습을 보였다. 근데 이건 이전의 전투 자료 등을 보고 카피한 거고, 태스크마스터의 가장 큰 특징인 '상대의 동작을 그대로 복사한다'가 잘 구현되지 않았다. 나타샤랑..
2021.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