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픽션]을 봤습니다.

2025. 1. 5. 23:52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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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 영화는 왜 보는가?

볼 영화가 없을 때 본다.

넷플릭스를 뒤져도 뒤져도 이거다 싶은 영화가 도대체 보이지 않아서

오랜만에 타란티노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에는 어떠한 교훈도, 개똥철학도, 눈물도, 메시지도 없다. 그저 총을 쏘고, 욕을 하고, 개소리를 한다. 할리우드가 낳은 희대의 불량식품, 1티어 개소리 철학가, 심심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여가 시간을 화끈하게 만들어주는 명품 도파민 머신, 그것이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인 것이다. 

 

 

 

제목인 '펄프 픽션'은 잡지 등의 한귀퉁이에 연재되 싸구려 B급 소설 등을 의미한다. 분량의 문제상 기승전결을 다 묘사하면서 흥미를 주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독자의 어그로를 끌 수 있도록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이 영화 역시 그렇다. 기본적으로 시간 순서가 뒤섞여있고, 각 시간대의 내용은 욕설과 폭력과 범죄로 점철되어 있는 도파민 덩어리들이다. '펄프 픽션'을 영화적으로 잘 재현해놓은 것이다.

 

 

 

그렇다고 못 만든 영화가 아니라, 무척 잘 만든 영화다. 일단 시간 순서를 섞어놨음에도 기승전결을 잘 지키고 있는데, 섞은 채로 봐도 순서를 맞춰놓고 봐도 전개가 꽤 괜찮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확실하며, 특히 사무엘 잭슨이 연기한 줄스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브루스 윌리스의 모습도 포인트 중 하나.

 

특히 단순히 총 쏘고 약 빨고 욕하는 영화가 아니라, 대사들의 매력도 상당하다. 보면 [바스터즈]도 그렇고 [저수지의 개들]도 그렇고, 항상 타란티노의 영화는 대사를 아주아주 길게 주고받는데, 마냥 알맹이 없는 잡담에 불과한 거 같으면서도 듣고 있자면 묘한 매력이 있다. 정말 끊임없이 떠든다. 

 

심플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극한의 '오락'이다. 한없이 자극적인 성인용 오락물인 셈이다. 입맛에만 많는다면 이만한 감독도 없고, 그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굉장히 잘 빠진 고퀄리티 오락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 설명하기 정말 어려운 감독 중에 하나다. 영화의 6할은 떠들고 2할은 총을 쏘고 나머지 2할이 내용 전개인걸.

 

하여튼 이렇게 짜릿한 도파민이 필요할 때 간간히 꺼내먹기 좋은 감독이고, 오랜만에 꺼내먹은 맛은 참으로 훌륭했다. 그리고 여전히 넷플릭스는 볼 게 없다. 뭐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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