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를 봤습니다.(스포 X)

2024. 9. 14. 00:19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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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에 본 한국 영화고, 오랜만에 '개봉하자마자 본 영화'다. 둘 다 나에게는 [파묘] 이후 최초다.
[파묘]가 더 낫지만.
 
개인적으로는 '씁쓸한 탄산'같은 영화라고 하고 싶다. 히야시 상태가 좀 애매한.
...근데 그러면 그냥 맥주를 까는 게 이득 아닐까? 전작보다 수위 올라서 추석용 가족 영화라고 보기도 애매한 물건인데 그냥 집에서 어른들은 맥주 까고 애들은 펩시 깝시다. 요새 켈리가 국산맥주 중에 괜찮더만요.
농담이고, 볼만합니다. 조조로 보면 티켓값 할 듯?
 
 
 

예고편을 보면 알겠지만 영화의 주요 소재는 '자경단'이다. 직접 봐보면 거기에 사적제재의 문제점 같은 것도 대충 섞어놨다. 웹툰러라면 [비질란테]가 익숙할 것이다. 드라마라면 마블의 [데어데블], [퍼니셔] 등도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자경단은 익숙한 소재고, 냉정히 얘기하면 해묵고 낡은 소재다. 편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렇다면 류승완의 베테랑식 자경단은 어땠느냐? 하면 솔직히 퀄리티가 좋진 않다.
 
일단 연출이 낡았다. 댓글 자꾸 왜 띄워주는 겁니까? 따봉 올라가는 것까지 나왔으면 진짜 쉰내에 뛰쳐나올 뻔했다. 외에도 렉카 유튜버들이나 일진들 묘사도 좀 붕 떠있고, 대사들도 전반적으로 뻣뻣하고 작위적이다. [부당거래]의 류승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솔직히 이쪽 부분해서는 퇴화했다고 봐도 될 정도다.
연출만 낡은 것이 아니고, 자경단 소재를 들고는 왔지만 뭔가 각 잡고 제대로 다루면서 파헤치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가다가 만다고 할까.
 
 
 

메인빌런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전투력이나 연기력 면에서는 뛰어난데, 악역으로서 행동의 동기나 당위성이 불충분하다. 캐릭터적으로도 구축하다가 만 느낌.
 
또 이런 주제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개그 센스도 낡았다. 초반부에 나오는 범인 검거 과정도 10년 전에 멈춰있는 느낌이라, 뭔가 좀 그랬다.
전작과의 연결고리도 느슨해지면서, 동료 형사들과의 케미 요소가 옅어진 것도 좀 아쉬운 포인트였다. 
 
 

그래도 장점을 열거하자면, 일단 액션신이 미쳤다.
최근의 류승완 영화들에서는 시원시원한 액션을 보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터뜨렸다. 중반부 추격씬에서의 파쿠르 장면은 배우들의 열연과 찰지게 떨어지는 사운드, 좋은 카메라 워킹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게 좋았다.
하이라이트는 스틸컷에도 나온 빗속 액션신인데, 비 내리는 옥상이라는 공간을 잘 써먹은 연출, 역시 뻑뻑 찰진 사운드, 확실하게 맞고 빠져주고 달려드는 훌륭한 합 등, '왜 류승완은 액션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한 방이었다. 이 액션신만으로도 조조영화 값은 한다고 본다.
 
 
 

그리고 자경단이 소재로서 낡긴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영화에서 나오는 수많은 중범죄들, 그리고 경미한 처벌들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현실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들이 떠오르게 된다. 저절로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분들이 있다. 여기에 서도철(황정민)의 아들에 관한 학교폭력 문제까지 엮이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또 현실이랑 맞닿아있는 포인트들이 확실해서, 마음이 동한다. 확실히 소재가 치트키긴 햐.
그 외에도 이런저런 부분에서 문제점들을 꼬집고 있다. 깊이가 부족해서 그렇지 할 건 다 하고 있다. '살인에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냐'는 작중 서도철의 대사로도 어쨌든 입장은 확고히 보여주고 있다.
 
 
 

대충 정리를 하자면, 명백하게 '[베테랑1]이랑은 다른 영화'라는 것이다. 이게 최대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 전작과 같은 시원시원한 사이다 액션 오락 무비를 기대했다간 거의 100퍼센트 실망하게 된다. 사이다라고 할 게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현실과 맞닿은 씁쓸함이 느껴진다. 맨 위에 '씁쓸한 탄산'이라고 적은 건 그래서이다.
시체도 참혹하고 전반적으로 수위가 많이 올라서, 추석용 가족 영화로도 부적절한 감이 있다. 물론 요새 추석에 단체로 영화보는 집이 많이 줄기는 했다. 그래도 어쨌든, 전작 같은 걸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거다.
'스토리가 아쉽지만, 액션 등의 볼거리는 챙긴 영화' 정도로 말할 수 있으려나. 뭘 기대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스타일이다. 나도 장점 단점 모두를 느꼈고. 그래도 이 정도면 최근 많이 극장가 심심한 가운데에서 적당히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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