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클럽]을 봤습니다.

2024. 9. 10. 15:56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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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이 워낙 자자한 영화이긴 하지만 그동안 귀찮아서 안 보고 있었는데, 넷플릭스에서 곧 내려간다길래 한 번 보게 되었다.

제목만 보면 거친 액션 영화가 연상되지만, 실제로 봐보면 그쪽이랑은 거리가 멀다. 굉장히, 뭐랄까, 사회적인 영화다.



이건 주인공이 아닙니다. 아닌가? 아무튼 타일러 더든입니다.

주인공은 자동차 리콜 회사에 다니면서 그럭저럭 돈도 벌면서 살고 있지만, 불면증에 시달리며 공허한 삶을 보내고 있다. 이 꽉 막힌 인생의 돌파구를 찾고자 이런저런 모임을 다니고, 여기저기 출장도 다닌다. 어느 날 집에 불이 나버리는 바람에, 출장 비행기에서 만난 타일러에게 신세를 지게 되고, 거기서부터 온갖 일이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굉장히 폭력적이며, 마초적이며, 반자본주의적이다. 크레센도 형식으로 그 수위를 높여가는데, 몰입력이 굉장하다. 약간 얼토당토않은 느낌이 들면서도, 영화가 그냥 나를 끌고 간다. 보면서 '어우 이건 투머치 아니야?' 라고 자주 생각을 했지만, 그렇다고 영화를 끄고 싶단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자극적이고 도발적이고 약간 위험하단 생각을 하면서도, 영화를 멈추지 못하게 한다.



자레드 레토의 젊은 날도 감상할 수 있다. 떡이 되도록 처맞는 역할...

'사회에서 낙오된 찌질이들의 반란'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기도 한데, 이 주제를 표현하고 바라보는 태도가 묘하다. 현실성이 있으면서도 없는 것같고, 진지하게 여기면서도 비웃는 것도 같다. 그래서인가, 은은하게 코미디스러움도 묻어나고, 굉장히 시선이 다채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연 배우 3명인 에드워드 노튼, 브래드 피트, 헬레나 본햄 카터의 연기도 훌륭했다. 안 그래도 영화가 혼돈으로 가득 차있는데, 세 명이 주고받는 연기가 그걸 더욱 심화시킨다. 브래드 피트의 자유롭고 뻔뻔한 연기, 에드워드 노튼의 한껏 찌든 연기가 어깨동무하며 영화를 활보하고, 헬레나 본햄 카터의 공허히 떠도는 연기가 그 사이를 찔러들어온다. 연기 보는 맛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반전 영화로서 유명하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이기도 하다. 직접 봐보니까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도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작품이며 역사에 남을 작품이다. 취향과 가치관에 상관없이, 그냥 '잘 만든 영화'이다.

다만, 진지하게 이 영화를 예찬하고 자기의 인생영화며 큰 영향을 끼쳤고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어쩌구저쩌구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피하세요. 그놈 뭔가 돌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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