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8. 00:19ㆍ기타 덕질의 기록
선요약: 초반만 견디면 그럭저럭 볼 만함
스타워즈 드라마의 새로운 시리즈 [애콜라이트]가 오늘 마지막 8화가 업데이트되면서 종료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정재가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되었었죠. 물론 화제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정재도 이정재지만, 사상 처음으로 '프리퀄 시리즈 이전의 시간대'를 다룬다는 점에서 팬덤의 기대도 컸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옛날 시대라 다른 작품들이랑 엮일 일도 없었고요.
그리고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다 챙겨본 저의 점수는....
한 67점 정도 주겠습니다.
장점부터 언급하자면, 액션신입니다. 특히 라이트세이버 액션신.
그간 스타워즈 드라마가 [오비완 케노비]나 [아소카] 정도를 빼면 제다이랑 거리가 있는 내용들이어서, 호쾌하고 맛있는 라이트세이버 전투씬을 볼 기회가 적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 갈증을 모조리, 정말 모조리 해소시켜줍니다. 액션신에 한정해서 평가하자면 90점 이상도 줄 수 있을 정도에요. 특히 5화의 액션신은 장면 하나하나 정말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파티었죠. 아쉬웠던 것은 어두컴컴한 밤에 싸워서 가시성이 떨어지는 거였는데, 8화 후반엔 대낮에 1대1 전투씬을, 그것도 아주 멋들어지게 보여주니까 진짜 이 이상이 없을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다른 데서 까도 액션신 까는 거는 진짜 억까입니다. 정말 좋았어요.
캐릭터들에 대해 말하자면 나름 잘 매력을 구축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정재가 분한 솔의 힘은 대단했는데, 이게 일단은 메이랑 오샤 자매가 주인공이거든요? 근데 분량만 따지면 솔이 주인공이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아니, 솔직히 솔이 없으면 극이 성립이 안 됩니다. 그리고 솔은 이정재가 아니면 성립이 안 됩니다. [애콜라이트]라는 드라마 자체가 솔과 이정재에게 많은 것을 기대고 있어요.
솔직히 이정재 캐스팅 처음에 들었을 때만 해도 '뭐 조연 아니겠어?' 했는데,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일 줄은.... 심지어 전투력도 엄청나게 강하기까지 합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영미권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캐스팅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또한 단순한 제다이 마스터가 아니라, 좀 더 복잡한 모습을 가진 캐릭터여서, 그걸 정말 완벽하게 연기해서 좋기도 했습니다. 액션신과 솔, 이 둘이 [애콜라이트]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건질 수 있는 2가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나 더 있습니다. 악역 '낯선 자'. 스포라서 자세하겐 못 말하지만, 정말 좋은 캐릭터입니다. 5화에서 자신의 카리스마와 강력함을 잘 드러내었고, 배우의 연기력도 탁월했으며, 상대를 적절하게 속이는 화술까지. 어둠을 감춘 제다이와 미숙한 주인공들을 크게 뒤흔든 매력 있는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매니 자신토(배우 본인은 묘하게 하신토로 발음하는 거 같긴 한데) 역시 아시아계 배우인데, 두 아시안 배우가 이런 대형 프랜차이즈의 메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게 좀 고양되는 요소네요. 하여튼 [애콜라이트]를 통해서 이 배우도 더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기 진짜 잘해요. 잘생겼고요. 몸도 좋고....
다만 주인공인 오샤・메이 자매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두 자매를 번갈아 보여주다 보니 양쪽 모두에게 각본이나 연출이 집중되지 못 했고, 배우의 연기력도 아주 출중한 편은 아니라서,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좀 느껴졌어요. 그래도 마지막 화에서의 마무리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출중하진 않지만 또 발연기는 아니라, 괜찮은 장면에선 괜찮았어요. 아무래도 쌍둥이 연기가 난이도가 있는 편이기도 하고요. 뭔가 목소리 연기는 좋은데 감정을 보여주는 게 서투른 느낌? 뭐 전문가도 아니고 일개 시청자 나부랭이의 의견입니다만.
또한 이번 작품의 특징은 '제다이'의 좀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한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제다이 특징 중 하나인 '애착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인데, 더 나아가 감정을 통제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다루며, 그것을 잘 하지 못한 제다이들이 벌이는 크나큰 실수에 대해서 보여줍니다.
사실 이 세계관의 '다크 사이드', '포스의 어두운 면'이라는 게 결국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오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낯선 자가 솔에게 "나는 내 안의 어둠을 받아들였지만 너는 어떨까?"라고 일갈하는 대사도 있고. 아무튼 기존 작품들과는 다르게 제다이를 절대 선역으로 놓치 않고, 부족하고 미숙한 부분을 강조하면서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점들도 짚고 있다는 게 다른 작품들과 다른 특징입니다. 이건 시스라는 뚜렷한 적이 없었던 평화 시대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해요.
마지막 화에 버네스트라 역시 제다이의 안위를 위하여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제다이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의원의 입안을 막으려고 하는데, 사실 시청자 입장에선 의원 말이 좀 일리가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제다이라고 해서 모든 부분에서 다 옳지는 않았다'라는 게 지속적으로 보여집니다.
사실 영링 시스템 생각하면 이런 미숙한 제다이들이 있는 게 당연한데, 오히려 지금껏 부각된 적이 없던 게 신기하죠. 물론 이제까지의 시리즈들은 대부분 전쟁통이었으니까요.
아쉬웠던 점은.... 확실히 초반 에피소드들은 그닥 재밌는 편이 아닙니다. 좀 애매한 표현이긴 한데, '뻣뻣하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겠어요. 한 3화까진 그래요. 4화부터는 좀 볼 만해지는데, 문제는 4화까지 버틸 수 있느냐는 거죠. 좀 봐보려고 해도 뭔가 엉성한 느낌이라.... 여기까지 어떻게 어떻게 참아주시면 좀 좋겠습니다. 5화에서 입이 떡 벌어지는 액션신들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제작진들은 '호러'랑 '미스터리' 요소를 강조해서 마케팅했는데, 그 부분도 그닥입니다. 호러는 쥐약인 제가 보기에도 전혀 오는 게 없고, 미스터리도 딱히? 자기들이 자신했던 파트인데 다 보면 그런 거 기억도 안 납니다. 뭘 느낀 거야 그 양반들은?
또 노골적으로 시즌 2를 암시하는 것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이건 개인 차가 있겠지만, 저는 그냥 한 시즌만 깔끔하게 하고 딱 끝냈으면 했거든요. 여러 떡밥들이 다 맺어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고(그래서 나이트시스터즈들은 뭐 하는 자들이며, 오샤메이는 대체 어떻게 탄생했단 것이며, 그 탄생이 뭐가 문제고 위험한 것이며, 응집접이 구체적으로 뭐가 어떤 것이며 등등), 위치가 뒤바뀐 쌍둥이들을 통해 새로운 전개를 암시하고 있고, 무엇보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그 분'이 나오십니다.
'그 분'이 나와서 좋았긴 했는데, 이건 뭐 '시즌 2 나오면 꼭 봐라'라고 협박하는 수준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볼 겁니다! 그치만 치트키 쓴 거니까.... 그냥 좀 그랬습니다.
암튼 마무리하자면, '초반 버티면 그래도 볼 만하다'입니다. 최소한 [북 오브 보바 펫]보단 낫다고 생각해요 ㅋㅋㅋㅋ. 어쨌든 배우들의 연기와 화려한 액션신으로 볼거리는 확실하게 챙기고 있고, 기존 작품들에서 다루지 않던 부분을 다루고 있다는 포인트는 명확하거든요. 다만 '부실하다'라고 좀 느껴질 만한 부분들도 확실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의견은 갈리겠지만, 저는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스타워즈 입문작으로 애콜라이트 괜찮나요?"라고 물어보신다면,
걍 [만달로리안]으로 시작하세요. 아님 오리지널 3부작으로 시작하시는 게....
'기타 덕질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컬(Skul: The Hero Slayer) 1회차 클리어 감상 (0) | 2024.11.29 |
---|---|
동방야작식당 클리어 감상평 (3) | 2024.09.09 |
데이브 더 다이버 엔딩 본 감상평 (0) | 2024.05.25 |
하데스 첫 킬 클리어 감상 (1) | 2024.02.08 |
스테퍼 케이스 클리어 감상평 (2) | 2024.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