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데스 첫 킬 클리어 감상

2024. 2. 8. 22:42기타 덕질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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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모드가 정답이었다 역시.
한 번 쓰러뜨렸다고 끝이 아니긴 한데, 어쨌든 깼으니까.
 
 
 

그 명성이 자자한 핵 앤 슬래시 로그라이트 게임 하데스입니다. 우리들은 하데스의 아들 자그레우스가 되어, 모종의 이유로 저승을 탈출하여 이승의 그리스 땅으로 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로그라이트 특성상 플레이어는 무한히 죽고 재시도하고 죽고 재시도하고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저승의 존재이기에 죽음은 그저 집으로 돌아가는 것뿐인,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으로 처리합니다. 설정 부분이긴 하지만 꽤 재밌는 장치였어요.
 
 
 

전투 스타일은 흔한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로, 스테이지의 적들을 쓰러뜨리고, 방마다 랜덤으로 나오는 보상을 얻고, 가끔 나오는 '신들의 은혜'나 '다이달로스의 망치'를 통해 해당 판에서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등. 이런 류 게임 익숙한 분들에겐 자연스런 플레이 방식이죠.
근데 타격감이 꽤 좋습니다. 흔한 뭐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나 '매직 서바이벌'과는 달리, 무기도 다양하고 지형지물도 다양해서, 손맛이나 액션이 훌륭한 편입니다. 특히 너클을 끼면 그 맛이 극대화되어서 좋더라고요.
 
 
 

또한 로그라이'트'답게, 성장 요소가 확실한 것도 특징입니다. 아니 확실하다못해 빵빵해요. 게임 플레이를 통해 모은 인게임 재화를 통해 플레이어를 강화시키고, 던전의 편의 요소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통해, 유튜버 김실장님이 말한 '죽었을 때의 박탈감이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부분들이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죽어서 홈타운인 집에 돌아올 때마다, NPC들의 대사들이 바뀌거나 새로 생성되는데, 대화를 할 때마다 NPC 정보 컬렉션이 해금되는 것들도 있어서, 계속 죽고 돌아오면서 새로운 대화를 감상해야 합니다. 죽음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 아쉬운 상황'이 아니라, '플레이에 필수적인 사이클의 일부'로 작용한다는 거죠. 그래서 게임하면서 아쉽게 죽을 때가 있어도 '빨리 애들이랑 대화하고 능력치 강화하자'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고요.
또한 계속 죽고 강해지면서 더 상위 스테이지로 가게 되면 또 대사가 추가됩니다. 즉 죽는 것과 동시에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거죠. 하데스를 한 번 쓰러뜨리는 것으로도 그 스토리는 끝나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 슈퍼 초고수여서, 단 한 번의 시도로 최종보스 하데스까지 클리어했다? 잘 하셨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는 1할도 못 보신 겁니다. 수많은 죽음과 수많은 만남, 수많은 대화를 통해서 캐릭터들의 매력과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는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이, 이 게임의 '스토리'가 가지는 특징인 거죠.
 
 
 

단순히 죽음을 통해서 나를 강화하는 요소 외에도,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장치들 또한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이 '양상 시스템'인데, 첫 번째 스테이지인 '퓨리 세 자매'를 클리어하면 주는 보상으로 주인공의 무기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단 '무기별로 첫 클리어 시'에만 지급하기 때문에(스테이지별 최종보스들 보상이 다 이런 식입니다), 많이 강화하고 싶으면 최대한 다양한 무기로 보스들을 깨야 한다는 거죠. 물론 강화 별 관심 없이 한 무기를 깊게 파는 것도 좋겠지만, 올컬렉션 노리는 유저들이나 이것저것 다 써보고 싶은 유저에겐 열의를 주는 포인트가 되죠.
 
또한 하데스를 한 번 클리어한 이후에는 '형벌 규약'이라는 게 생겨서, 유저가 자의적으로 난이도를 어렵게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에 따른 보상도 지급하고요. 여기서부터가 진짜 로그라이크의 영역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끝없는 도전과 탐구가 가능합니다.
 
 
 
정리하자면 진짜 오랜만에, '빨리 집 가서 할 거 다 하고 게임해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게 빠진 게임이었습니다. 반복적인 죽음이 필수지만, 죽음의 스트레스가 크지 않으니까, 오히려 한 몇 판 적당히 하고 끄기도 좋았어요. 타격감과 손맛이 좋으니까, 던전을 도전하는 중에는 나름 스트레스 해소도 되었고요. 페르소나나 사무렘 할 때랑은 또 다른 종류의 만족감이 들어서, 무척 잘 즐겼습니다.
일단 지금은 여기서 그치지만, 나중에 할 거 없이 심심할 때 다시 깔아서 슥 시도해볼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그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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