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5. 20:00ㆍ기타 덕질의 기록
간만에 정말 재밌게 플레이한 한국 게임입니다. 심지어 넥슨 게임인데!
게다가 가격을 생각해보면 대충 2~3만원 정도인데, 이거면 모바일 가챠 게임 기준으로 생각해봤을 때 10연챠 정도 하는 가격이거든요. 즉 터치 한 번이면 사라지는 돈이라는 거죠. 근데 그 돈으로 최소 3~40시간 최장 100시간 이상의 시간과 재미를 보장한다?
민트로켓.... 이 녀석들 보통이 아닙니다.
게임 내용은 간단합니다. 아조씨 다이버인 주인공 데이브가, 낮에는 블루홀에서 물고기를 잡고 밤에는 반쵸와 함께 초밥집을 경영하는, 쉽게 말해서 타이쿤류 게임입니다. 어인족 스토리를 통해서 어드벤처 게임이 면모도 보여주고 있고요.
물고기를 잡는 파밍 파트와 스시집을 운영하는 경영 파트 모두 각자의 재미를 가지고 있고, 장기간 플레이어를 붙들어 놓는 힘도 좋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양식장과 농장 등 추가 컨텐츠들이 열리는데, 그런 것들 관리하는 것도 또 재밌고요. '스트레스 안 받을 정도로 신경이 쓰이게 만들어놓은' 센스가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컨이 구려가지고 보스나 상어들한테 얻어터져서 죽을 때 빼면 열 받는 부분도 거의 없었어요.
또, 스토리 진행하면서 사이드 게임들도 다양하게 열리는데, 쿠킹마마 스타일, 리듬게임 스타일, 잠입액션 스타일 등등 다양한 컨텐츠들을 제공해서 비빔밥스러운 다채로움을 제공합니다.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는 거 같아도, 강렬한 캐릭터성이 함께 버무려지니까 그냥 웃으면서 진행되기도 했어요. 특히 더프 꿈에서 진행되는 리겜 파트는 ㅋㅋㅋㅋ
엔딩을 보고 나서도 마린카 올3성, 음식 풀강, 직원 풀강 등, 하드 유저들을 계속 붙들어 둘 만한 컨텐츠들이 즐비해서 꾸준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린카 올3성 정도는 무기만 잘 준비하면 크게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저도 한 번 도전해보려고요. 원래 엔딩만 보면 때려치는 편인데 이 게임은 좀 더 해보고 싶네요.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어인족 파트인데, 메인 스토리의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지만 딱히 대단히 재밌는 게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면 별로 호감가는 애들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죠. 특히 스토리 밀다보면 가장 자주 얼굴 보게 되는 게 수왐이라는 녀석인데, 얘가 제일 재수없어요....
또 어인족 마을 전반적으로, 일반 바다맵에 비해 움직임이 굉장히 뻑뻑해서 조작감이 급격히 구려지는 것도 단점입니다. 그런 데다가 넓기까지해서 4~7코인 정도 하는 벨루가 택시를 계속 써줘야 하는 것도 귀찮은 포인트죠. 해초 농장 때문에라도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한단 것도 추가 귀찮음....
어인족 외의 문제점이라면, 파밍 파트에 비해 경영 파트가 너무 짧다는 것 정도? 파밍이야 물 속에서 가방 무게 다 찰 때까지 주구장창 할 수 있는데, 그에 비해 초밥 파는 건 금방이라 밸런스가 안 맞는다는 게 느껴집니다. 너무 금방 팔아버려!
그치만 어찌 되었든, 그 '넥슨'에서 만든 2~3만원짜리 게임이 사람의 50시간가량을 재미로 가득 채워줬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게임계에 큰 족적과 가치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메타크리틱 점수도 한국 게임 최초로 90점을 달성했고요.
이런 황금같은 시도가 단발성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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