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31. 13:56ㆍ읽은 책
이 '유년기'였나....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제목 정도는 알고 있었고, 여기서 영향을 받았다는 현대 작품들도 몇 접한 적이 있어서, '지금 읽으면 대단한 게 얼마나 대단하려나'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선 그런 생각을 했다.
'여태 이런 걸 안 읽고 있었다니'.
압도적인 초반 스타트, 변화하는 지구 문명, 의문과 호기심을 품고 분주히 움직이는 몇몇 인물들, 오버로드들의 진짜 목적과 지구의 최후까지.
그 모든 글들이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가득 들어차있고, 나 역시 그것들을 상상해보면서 정말 매료되었다. 이게 정녕 인류가 달에 발도장 찍기도 전에 쓰여진 글이란 말인가. 정말 눈부시고 황홀한 공상이었다.
특히 오버로드들의 진정한 목적과 그로 인해 변화하는 인류의 모습은, 단번에 몇몇 서브컬처 작품들이 떠오를 정도로 이미 현대의 오타쿠들에게 익숙한 것이었다. 그 뿌리가 여기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조상님께 인사드립니다.
작품의 '유년기의 끝'의 의미, 그리고 그것을 생각하는 오버로드와 마지막 인류의 고찰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 오버로드가 인류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은, 다 읽고 난 후에 곱씹어보니 그들의 진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버로드가 인간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옛 인간이 새 인간에게 하는 것처럼.
SF란 가장 인간적인 장르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데, 참 맞는 말이라는 걸 새삼 되새겼다.
후반부에 점점 진상이 밝혀지면서 끝을 향해 치닫는 전개가 무척 매력적이다. 소위 말하는 '스포당하고 보면 재미없는' 류의 작품이다. 고전 SF에 흥미가 있다면 반드시 봐야 할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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