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은 책

<미키7>을 읽었습니다.

by 표류선 2023. 12. 19.
728x90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의 원작이 되는 SF 소설 <미키7>! 개봉 예정일이 내년 3~4월이던데, 슬슬 티저 이미지나 예고편이라도 떠줘야 하는 것이 아닌지....

아무튼, 배트맨과 헐크, 센트리 등의 출연이 예정되어 있는 본 소설은, 먼 미래 우주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우주 SF 소설이며, 복제인간이 주된 내용이다.
사실 우주 개척과 복제인간 둘 다 오랜 옛날부터 지겹도록 울궈먹은 이쪽 장르의 클리셰들이다. 물론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클리셰로써 우려먹히는 것이지만.

다만 이 소설은 그 두 주제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딱히 심오한 고찰로 파고들지는 않는다. 책 전반적으로 은은한 유머가 들어차있는 편이라, 되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다. 소설 속 상황은 그닥 가볍지도 낙관적이지도 않지만, 주인공 미키 반스가 막 진지한 성격은 아니기도 하고, 주변 인물들도 책임자인 마샬을 빼면 어느 정도 털털한 스타일이라,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덜 느끼게 해준다.
그런 와중에도 SF의 필수요소인 인간에 대한 고찰이나 다른 세계와의 맞닥뜨림 등을 또 착실하게, 하지만 심각하진 않게 보여주어서, 장르의 기본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열린 결말'로 끝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 거 같다. 나는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게 하는 '불안정한 시한폭탄'을 두고 끝내는 것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한폭탄이 열린 결말의 장점이자 재미이기도 하니까.
또한 이 책이 총 2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충 18장 끝~20장부터 제대로 된 큰 사건이 터지고, 그 앞은 좀 등장인물들끼리의 노가리가 많다. 뭔가 일이 벌어지긴 하는데 그게 대단한 사건이나 위기로 번지는 건 또 아니라서, 다 읽고 나면 '밸런스가 안 맞았지 않아?'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랬다고.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분명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이게 블록버스터 영화로 각색이 잘 될지는 좀 의문이다. 배경설정 촘촘하고 스케일도 적당하고, 유머도 제법 있어서 봉준호 감독이 조물조물 만지기 적당해보이긴 한데, 딱히 드라마틱한 전개나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라가지고.... 물론 작중 배경인 얼음 행성은 잘 하면 되게 멋있을 거 같긴 하다만.
뭐 천하의 봉감독이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나.



정리하자면, 가볍게 읽기 좋은 우당탕탕 우주 SF라고 할 수 있겠다. 등장인물 수도 적고 관계성도 재밌어서 머리 아플 부분이 전혀 없다. 영화 캐스팅도 대부분 완료된 상태라 등장인물들에 배우들 이미지를 이입해서 읽는 것도 재미의 한 요소이고.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