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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15

<시계태엽 오렌지>를 읽었습니다. 원래는 이걸 볼 생각이 없었다. 근데 서점(책방)에 갔더니, 내 생각보다 이 녀석의 두께가 얇았었고, '이거라면 금방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집어왔다. 그리고, 다 보고 난 후에는 그 생각을 약간 후회했다. 일단 수위가 되게 세다. 주인공 알렉스의 인성이 개차반인 것도 있지만, 살인, 폭행, 강도, 강간 등 심각한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초반부는 가히.... 감탄스럽다. 이거 영화도 있다던데, 그건 못 볼 거 같다. 글로만 봐도 꺼림칙한데 실사로 본다니 나로선 못 할 짓이다. 아무튼, 이런 망나니가 망나니짓을 하다가 체포되어 교도소에서 썩는데, 14년 형을 2년만에 나가게 해주는 대신 인체실험을 받게 된다. '루드비코 실험'이라는 것으로, 온갖 잔혹한 영화들을 보여주면서 약물을 통해 뇌에 각인.. 2021. 9. 20.
<최애, 타오르다>를 읽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사람이 죽지 않는 일본 소설을 읽은 게 참 오랜만이다. 추리소설만 파면 이게 안 좋다니까. 대신 이 소설은, 누가 죽지는 않았지만 죽을 만큼 괴로워하는 책이다. 일단 제목이 파격적이라 손이 갔다. '최애'라는 신조어가 제목으로 쓰인 책이 다른 것도 아니고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다니, 어그로도 이만한 어그로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뒤에 따라붙는 단어는 '타오르다'. 처음 봤을 때는 무슨 뜻인가 했는데, 나쁜 일로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는 것을 炎上라고 하니 적절한 표현이다 싶었다. 그러고 보면 제목에서 내용이 직관적으로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아이돌은 아니지만, 덕질하는 가수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아카리처럼 최애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하는 그런 명석한 타입은 못 된다... 2021. 9. 2.
<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를 읽었습니다.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이름은 들어봤는데(문스독...),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다 읽고 덮고 난 직후의 감상은 "뭐지...?"였다. 아니 나는 분명 표지가 예뻐서 이걸 집었을 뿐인데, 이렇게 딥다크한 내용들일 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단 말이다... 그나마 1번째 단편이 좀 순한 맛이고 나머지 셋은 진짜 엄청나게 쓰고 찝찝하다. 게다가 3번째는 무섭기까지... 물론 감상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그랬다. 흔히 있는 작가 후기도 역자 후기도 아예 없어서 찝찝함이 더욱 배가될 뿐이다. 현실감성이라는 데에는 공감할 수 있다. 확실히 어디엔가 한 명 정도 존재할 법한 인간군상들이라, 공감하고 몰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 3번째는 진짜 살벌할 정도로 묘사가 .. 2021. 2. 13.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었습니다. 분명 재미있게 읽었지만, 감상평을 남겨보라고 한다면 이상하게 쓸 말이 별로 없는 책들이 가끔 있다. 얘가 그렇다.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받은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고찰해볼만한 심오한 주제를 다룬 것도 아니고, 그냥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 것 같다. 애초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집어온 것도 그냥 지나가다가 예쁜 겉표지가 눈에 띄어서 텁 고른 것뿐이니까... 실로 불순한 의도고 불순한 감상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괜히 작가님께 미안해지는군. 그래도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건 진짜다. 특히 1장인 재희 파트는 정말 골때리는 듀오라고 생각하면서 엄청 집중해서 봤다. 이렇게 적당히 나사가 빠진 캐릭터들은 은근히 마음에 든다. 게다가 둘이 잘 지내면 더 좋지. 이후의 파트들도 잘 읽었다. 루즈한 부분..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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