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를 봤습니다.

2023. 8. 28. 14:24본 영화

728x90

 

 

 

 

 

 

그냥 잔혹하다.

 

샷건으로 머리를 터뜨리고, 발로 머리를 짓뭉개고, 포크와 나이프로 몸뚱이를 쑤시는 영화라고는 못 들었는데 말이지.... 고어에 대한 내성이 약한 사람이라, 칼찌하는 씬에선 눈이 저절로 감겼다. 나 같은 이들에겐 주의 요망.

 

 

 

뭐 그런 고어함과는 별개로 영화는 굉장히 인상깊게 보았다.

특히 야경 및 어두운 공간에서 사용되는 조명과 색감은 거의 백점짜리였다. 이게 2011년 영화니까 올해로 12년 전 영화인데, 마치 엊그제 개봉한 것만 같은 놀라운 세련됨을 자랑한다. 비주얼적인 면에서 근래 본 영화들 중 가히 원탑급이다.

 

 

 

스토리는 평범한 편이다. 범죄에 발 살짝 걸치고 있던 주인공이, 어찌어찌하다 더 깊게 엮이게 되고, 이웃집 가족과도 엮이면서 종극에는 복수극으로 가는, 막 특출날 거 없는 시나리오다.

이 다소의 평범함을, 앞서 말한 놀라운 색감과 세련된 연출, 그리고 배우의 연기력으로 잘 꾸며놓은 영화이다.

 

 

 

특히 주인공인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는 실로 감탄스럽다. 대사 몇 마디 있지도 않은데, 눈빛만으로 모든 말과 감정을 전달해버린다. 관객에게도 등장인물에게도 눈으로 대화하는데 다 알아듣겠다. 때로는 절절하고 때로는 날카롭다. 세상에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였다니. [라라랜드]도 [바비]도 정말 재미있게 봤지만, 이 [드라이브]를 통해서 고슬링에게 제대로 매료되었다. 정말 놀라운 배우다. 눈 몰린 거 빼면 시비 걸 틈조차 없다.

 

 

 

순수한 청년인 것처럼 보이는 낮의 모습, 은밀하고 폭력적인 밤의 모습. 양면이 교차되고 어울리면서 고요하게 파멸되어가는 전개도 인상적이다. 이 혼잡한 상황에서 문나이트, 월터 화이트, 헬보이, 데이지 뷰캐넌 등의 명배우들의 연기 역시 화려하게 빛난다.

 

대충 정리하자면, 일견 심플해 보이는 시나리오를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 등으로 화려하게 포장해놓은, 무척 볼만한 영화다. 고요하지만 폭력적이고, 점잖지만 화려하다. 고슬링의 팬이라면, 혹은 그의 팬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감상해야 할 그런 작품.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