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7. 20:31ㆍ일본 음악 이야기
<싱글>
YOASOBI(요아소비) - アドベンチャー(어드벤처)
지난번 '祝福(축복)' 때 '얘들도 슬슬 자기복제가 심화되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래간만에 나름 신선한 스타일의 곡을 내놓았다. 저번에 스이세이에게 제공한 'みちづれ'도 그렇고 아야세가 다시 세련된 감을 찾은 느낌도 든다. 여하튼 맨날 먹는 그 맛이 아니어서 좋았다.
ヤングスキニー(영 스키니) - らしく(답게)
작년에 '本当はね、'가 히트하면서 그 이름을 알린 영 스키니의 메이저 데뷔 싱글이다. 빅터에서 채갔는데 가만 보면 은근히 빅터가 인디 유망주를 이래저래 잘 데려가는 편이다.
데뷔 싱글로서 제법 괜찮은 퀄리티의 곡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고 잘 기억에 남는 후렴구, 자신감이 흘러넘치고 포부가 느껴지는 가사의 내용까지. 이미 좋은 기세를 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순탄한 항해를 이어갔으면 한다.
Ado(아도) - アタシは問題作(나는 문제작)
오래간만에 돌아온 아도. 이번 작곡 담당은 피노키오피. 딱히 어울릴 거 같지는 않았는데, 결과물은 의외로 무난하다. 하긴 카밋포이나도 그럭저럭 불러낸 아도니까. 정말이지 범용성만큼은 우타이테 출신 보컬들 중에서 가히 원탑이라 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노래보다 재미있는 건 가사 부분이다. 묘하게 현재 아도의 심정을 보여주는 듯한 내용이 감상 포인트. 작사를 피노키오피가 했을 테지만, 워낙 표현력이 좋은 양반이니 아마 아도의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하고 가사에 녹여낸 거 같다. 여하튼 재미있는 노래.
BiSH(빗슈) - Bye-Bye Show
찐막 싱글.
진짜로 last single이다. 곡 제목도 바이바이. 이걸로 진짜 빗슈는 끝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가슴속에 하나 되어 살아가!
늦게 알게 된 것만이 아쉬울 뿐이다.
진짜로 안녕이다. 또 보자 빗슈 멤버들.
板歯目(반시모쿠) - くそったれ人生最悪の(빌어먹을 인생 최악의)
스포티파이의 'She Rock' 플레이리스트의 대문을 차지한, 처음 보는 밴드길래 한 번 들어보았다. 그런데 노래가 제법 괜찮은 게 아닌가.
딱 들었을 때 느낌은, 초창기 아지캉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 특히 보컬이 그렇다. 잔뜩 긁어대면서 질러대는 게 딱 2000년대 초반 고토 마사후미를 생각나게 했다. 기타 사운드나 멜로디도 마찬가지고.
영상 설명란을 살펴보니, 작년 1월에 1집을 발표, 8월에 2집을 발표한 따끈따끈한 신인 밴드라고 한다. 자칭 '파충류계' 락 밴드이며, 19살짜리들이라고.
....올해 19살인데 아지캉 느낌이 나는 곡을 만들어내다니. 아지캉이 위대한 거야 이 녀석들이 노래를 잘 들어온 거야? 둘 다겠지만.
아무튼 어린 친구들인데 이렇게나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곡도 잘 만들어내다니. 일본 락씬의 미래는 여전히 찬란하다. 앞으로 더 멋진 모습들 보여주었으면 한다. 일단 발표했다는 1집이랑 2집을 좀 들어봐야겠다.
imase(이마세) - 僕らだ(우리들이야)
최근 'NIGHT DANCER'가 J-POP 역사상 최초로 멜론 핫100 차트 진입의 쾌거를 달성한, 각광받는 신예 imase의 뉴 싱글이다. 솔직히 최초의 자리는 유우리 아이묭 요네즈 켄시 뭐 이런 양반들한테 갈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 못한 사람이 가져가버렸다. 사람 일 참 알 수 없어.
곡은 그냥저냥 평범한 편이다. 그래도 흥얼거리기 좋은 멜로디에 긍정적이고 힘을 주는 가사는 마음에 드는 편.
<EP, 정규>
女王蜂(QUEEN BEE, 여왕벌) - 12次元(12차원)
오래간만에 돌아온 여왕벌의 정규 앨범. 여전히 빛나는 아부쨩의 미모는 덤.
최근 여왕벌의 바이오그래피를 천천히 훑고 있는데, 여러 모로 시대를 앞서나간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제는 그 시대와 조금씩 발을 맞추고 있다고도 생각이 들고. 똥망작인 도쿄구울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을 때는 '이게 뭐여'싶었지만, 지금은 팬이 되어서 열심히 노래 듣고 있는 나처럼 말이다.
앨범의 이름만큼이나 곡들의 스타일도 변화무쌍하다. 그리고 그 모든 노래에 아부쨩의 독특한 음색이 기둥처럼 받치고 있다. 때로는 야차 같고, 때로는 간드러지고,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러블리하고. 그 모든 걸 아부쨩이 해내고 있다. 대단한 인간이고 대단한 밴드다.
추천곡: 油(기름), 犬姫(이누히메), KING BITCH, バイオレンス(바이올런스)
ミームトーキョー(밈 도쿄, meme tokyo) - MEME TOKYO
메이저 정규 떴다!!!!!!!!!!!!!!!!!!!!!!!!!!!!!!!!!!!!!!
인디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주요 곡들과 신곡 2곡을 모아 낸, 대망의 밈 도쿄 정규 1집!!!!
신곡 블루 레터는 SOLI쨩 작사에 뮤직비디오까지!
앞으로 더욱 찬란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레이와 6인조 아이돌
SOLI, NENE, RITO, MEW, MITSUKI, SAE 여섯 명의 앞날을 응원해 주세요! 밈 도쿄입니다!
추천곡: 사심 100%를 담아, 전부.
家入レオ(이에이리 레오) - Naked
작년 베스트 앨범을 내서 그런가 뭔가 오랜만의 복귀라는 느낌이 없는데, 여하튼 찐 정규로 따지면 코로나 이후 처음 발매인 이에이리 레오의 신보이다.
사실 대단한 앨범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2곡 중에 하트 찍은 건 4곡뿐이라. 뭐 그건 내 취향이 그렇다는 거지만....
근데 그 4곡은 정말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강렬하게 강타한 제목을 가진 노래도 있어서, '센스'는 참 좋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에이리 레오의 매력은 노래만 들어서는 다 알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비주얼이 굉장히 인상적인 사람이라. 옛날이랑 비교하면 많이 달라지긴 했다만....
추천곡: I don't like you, 噓つき(거짓말쟁이), Pain, 君に未練はないけど、恋に未練がある(너에게 미련은 없지만, 사랑엔 미련이 남아)
LOVEBITES - Judgement Day
GOAT.
의심할 여지없이, 아주 강렬한 올해의 앨범 후보.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너무나도 한스러울 정도이다. 왜 진작 이런 밴드가 있는 줄 몰랐던 거지?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낭비해 온 기분이다.
그 어떤 완급 조절도 없이, 오로지 듣는 이의 목뼈를 조사버리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정말 미친 듯이 갈겨댄다. 쉼 없이 두들겨대는 드럼을 듣고 있으면 이게 노래인지 탈곡기인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심포닉 사운드를 가미한 강렬한 헤비메탈 사운드가 더욱 머리카락을 산발로 만들고, 그걸 50분 내내 한다. 곡 하나당 최소 4분 후반대의 길이로, 실로 오랜만에 들이키는 뜨끈하고 든든한 헤비메탈 한 사발이다.
속된 표현을 사용하자면, 정말 오랜만에 노래 들으면서 '와 ㅈ된다' 소리가 튀어나왔다. 합심하여 달리는 악기들은 물론이고, 보컬의 높고 날카로운 사운드와 음역대는 그야말로 뒷목을 저릿저릿하게 만든다. 작년 콜드레인 정규 이후로 처음이다 이런 건. 역시 나는 락이 좋아.... 너무 좋아....
단점이 있다면, 진짜로 50분 내내 달리기만 해서 쉴 틈을 안 준다는 거? 살짝 푸는 타임이 있긴 한데 그걸 푸는 거라고 봐야 할지는....
어쨌든 당신이 락 음악, 특히 메탈 음악의 팬이라면 올해 필청해야 할 명반이다.
추천곡: Judgement Day, Wicked Witch, Stand And Deliver(Shoot 'em Down), Victim Of Time, My Orion
어찌 10장 채웠군요. 2월 짧아서 좀 걱정했는데.
별개로 요즘 한국에서 제법 제이팝이 흥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상술한 imase 건도 그렇고, 유우리 요네즈 아이묭 등등 유명한 가수들의 노래도 좀 바이럴을 타는 느낌이라 뭔가 색다른 바람이 부는 느낌도 드네요.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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