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를 봤습니다.

2022. 11. 12. 15:32본 영화

728x90

 

 

 

 

 

처음부터 끝까지 채드윅 보스만에 대한 헌사로 가득 찬 작품.

[시빌 워], [블랙 팬서 1] 등에서 나왔던 장면이나 대사 등을 여럿 오마주했고, 그에 따른 주제의식 역시 함께 가져왔다. 그것들을 통해서 참 다양한 방법으로 그를 기억하고, 또 동시에 떠나보내는 것이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본 영화는 영화 외적으로 굉장히 많은 풍파를 겪었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혼란을 겪었는데, 여러 가지 부분에서 우려했던 것에 비해 무척이나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어서 참 다행이다.

 

 

 

예상대로 슈리가 원작 내용처럼 트찰라의 뒤를 이어서 블랙 팬서가 되었다.

여기까지는 뭐 많은 이들이 짐작할 수 있었던 거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과정.

그 부분에 있어서도 충분히 탄탄하고 설득력 있는 내용을 갖고 있다.

특히 허브를 마신 후 만난 인물은 정말로 예상 외였는데, 슈리가 갖고 있던 내면의 마음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좋은 허 찌르기였다.

이후 주변인들의 여러 조언, 트찰라 대사의 오마주, 공주의 마음을 통해 스스로를 다스리고 한층 성장하게 되었다.

 

후반부에는 블랙 팬서로서 본격적인 액션신을 보여주는데, 사실 전작과 별로 차이점은 없다. 특유의 건틀렛을 이용한 블래스트 활용도 여전하고.

개인적으로 그 블래스트는 멋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호쾌함이 떨어지는 방식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후 손톱을 이용한 전투도 그리 맛깔나지는 않았고. 배우 자체가 덩치가 크지 않다보니 액션에 묵직함이 떨어지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본 영화의 빌런....까지는 아니고 그냥 적대적인 반동인물 정도의 포지션인 쿠쿨칸 a.k.a. 네이머.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일단 원작에서 보여준 쌩양아치의 면모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그 성질머리 때문에 여태껏 영상화를 못했던 거니 당연한 거고....

한 나라의 국왕으로써 자신의 백성들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또 그에 걸맞게 진중하며, 때로는 유한 모습도 보여주는, 꽤나 모범적인 왕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상 사람들을 미워하게 된 이유도 타당하기 그지 없다. 정말이지 제국주의 서구 열강들은 역사의 죄인이다.

 

특히 뛰어났던 것은 액션신. 발목의 날개로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비행선에 창을 좍좍 그어대는 모습은, 전반적으로 액션신이 후진 본작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빛나는, 호쾌하고 시원시원한 액션 시퀀스였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나라의 비밀도 지키고 동맹도 맺는 등 본인이 본래 원했던 목적을 거의 달성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이 영화의 진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보여준 것과 얻은 것이 많은 캐릭터.

 

네이머라는 캐릭터를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했던 나에게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허무하게 퇴장하지 않고 앞으로 또 등장할 여지를 남겨뒀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이 영화의 핵심 줄기는 '상실'과 '슬픔'이다. 이것은 영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동일하다.

외적으로 발생한 문제를, 내부로 끌어와서 영화를 이끄는 동력으로 삼은 것이 무척 독특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보면 정말, 이 사람들이 채드윅 보스만과 그의 블랙 팬서를 너무너무 사랑했다는 것이 절절히 느껴진다. 동시에 그런 사람을 잃은 아픔과 괴로움 또한 잘 느껴진다. 각자의 감정을 각자의 캐릭터와 연기로 승화시키는 모습이, 배우답고 영화인다웠다.

 

 

 

개봉 직전까지 가장 말이 많았던 그 캐릭터, 리리 윌리엄스 a.k.a. 아이언하트.

 

근데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캐릭터가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연기도 무난했고, 천재성도 그렇게 오버밸런스처럼 설정되진 않았고, 와칸다에 가게 되는 이유나 전쟁에 끼게 된 이유도 명확하게 보여주었고.

다만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를 잘 활용했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속 아메리카 차베즈나, [토르: 러브 앤 썬더] 속 러브와 비슷한 포지션의 캐릭터이지만, 그들보다는 좀 더 중심 스토리에서 거리가 멀다. 그 거리감을 뚫고 존재감을 보여주기에는 분량이나 역할이 좀 애매했고.

결론적으로는 그냥 그냥저냥 무난한 포지션의 존재다. 그래도 이 친구는 자기 드라마가 예정되어 있으니 거기서 뭔가 유의미한 활약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못 만든 캐릭터는 아니니까.

다만 많은 사람들이 이 친구에 대해 갖고 있는 증오와 분노는 우려된다. 인간들아 제발 캄다운 좀 합시다.

 

 

 

 

 

아이언하트가 아쉬운 캐릭터였다면,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액션.

냉정하게 말해서, 수준 미달이다.

물론 [블랙 팬서 1]보다는 발전했다. 그러나 그래도 구리다. 유일하게 빛나는 것은 네이머의 활공 창술 정도고, 나머지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액션신이 빈약하다.

물론 본작은 추모의 성격이 강한 영화이기 때문에, 화려한 액션신은 오히려 분위기와 맞지 않았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또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더라. 거 참....

 

 

 

 

 

종합적으로 보자면, 드라마와 스토리는 8점, 액션은.... 한 3점, 브금과 OST는 9점, 채드윅 보스만에 대한 추모와 헌사의 마음을 만점 중의 만점.

 

루머에 따르면 원래 쿠키 영상에는 새비지 랜드와 닥터 둠의 등장도 있었다고 하는데, 영화의 분위기를 위해 다 뺀 거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옳은 선택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채드윅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영화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