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얼 서스펙트]를 봤습니다.

2022. 1. 23. 23:38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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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반전은 알고 있었다. 애초에 이 영화 반전은 모르는 게 더 힘들다. 아마 이 영화랑 [식스 센스]의 반전 요소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범인이 누구인지는 처음부터 충분히 짐작이 간 상태였다.

 

문제는, 그 스포일러가 영화 보는 내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일단 첫 번째, 영화의 몰입도가 대단하다. 한탕 치고 싶었던 5인조가, 정체불명의 악에게 말려들어 거부할 수 없는 미션에 뛰어들게 되는 과정이 무척 디테일하고 흡입력이 있다. 다들 캐릭터성이 뚜렷하고, 참가하게 되는 경위도 개연성이 좋다. 스포일러를 머릿속에서 잠시 치워둘 정도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두 번째, 스포일러조차 의심하게 된다.

'알고도 당할 것이다'라는 저 포스터의 문구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분명 나는 스포일러를 통해 범인을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아니 진짜로 얘가 범인이라고?'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만큼 이야기 전개가 치밀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반전이 최후반부에 몰아치기 때문에, 그때부터 홍수같이 쏟아지는 통수에 정신을 못 차리게 된다.

물론 다 보고 난 지금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포인트가 있긴 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중에는, 그것마저 후반부의 심문 과정을 통해 살며시 묻어버린다. 그만큼 연출도 반전을 숨기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그리고, 이미 숱한 곳에서 패러디된 이 장면과 함께 입을 딱 벌리게 된다. 정말로, 알면서도 당한다.

 

스포일러를 당하고 봤던, 안 당하고 봤던 간에, 절대 이 영화의 내용을 쉬이 유추할 수 없을 것이다. 보통의 반전 영화는 반전을 모르고 보는 것이 미덕이겠지만, 이건 알고 봐도 재밌다. 그렇다고 당하고 보란 뜻은 아니지만....

 

 

 

 

 

그리고 영화 보는 내내 몰랐는데, 이 사람 케빈 스페이시였다. 나는 왜 [베이비 드라이버]를 봤는데 못 알아본 걸까....

그러고 보니 이 영화, 감독이 브라이언 싱어에 주인공이 케빈 스페이시다. 감독이고 주연이고 다들 아주 그냥.... 개판이구만. 그것과 별개로 연출과 연기는 정말이지 끝내줬지만.

 

 

 

여튼저튼, 꼭 봐야 하는 영화다. 스토리와 연출의 치밀함만 얘기했는데, 클라이막스인 선상 총격씬의 퀄리티도 제법 괜찮다. 다섯이서 작전을 짜는 것도 나름 맛이 있고, 특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줄타기가 잘 느껴졌다는 점에서 좋았다. 반전 영화로 이름이 드높을 수 있는 건, 다른 모든 구성 요소가 뛰어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결정타인 반전이 빛나 보이는 것이다. 이런 육각형 영화는 요즘도 흔치 않고, 크게 깜짝 놀라거나 잔인한 장면도 별로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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