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4. 21:52ㆍ본 영화
....이거 순 미친 놈 아니야?
소문은 참 많이 들어봤던 그 영화.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접속해서 뭐 볼까 고민하다 이게 눈에 들어왔고, 시간이 적당하길래(내가 아는 놀란 영화의 대부분은 2시간을 넘어가는데 이건 1시간 53분짜리였다) 감상했다.
결론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심플하게 말하면, 주인공은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서 무슨 일이든 10분이 지나면 다 까먹는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하고, 중요도가 높은 일은 문신도 하면서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자기 아내를 살해한 존 G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 헤매고 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고, 이 뒤로는 모조리 스포일러다. 외에 팁이 있다면, '흑백 장면은 과거고,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 컬러 장면은 현재고, 시간 역순으로 진행된다' 인 것.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이게 핵심 정보다.
반전 영화로 이름이 드높고, 실제로 제법 충격적이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이 영화는 시간 배열이 좀 많이 뒤죽박죽이라, 집중 안 하면 내용 전개를 놓칠 수 있다.
진실 자체는, 범위를 넓혀서 찾아보면 비슷한 사례를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그것을 추리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고, 무엇보다 진실 뒤에 이어지는 진실이 너무 충격적이다.... 미치광이 소리가 절로 나왔다 진짜. 순 또라이들만 모아놓은 영화여 이거.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이 등장인물과 저 등장인물의 증언이 엇갈리면서, 관객들의 머릿속도 혼란스러워진다. 그리고 주인공은 기억하는 것 없이 범인을 쫓을 뿐이다. 바로 그 점이 핵심이다. 주인공은 기억하는 것이 없다. 작중에서 그의 나레이션은 '기억은 기록이 아닌 해석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 문장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며, 전개의 핵심 요소가 된다. 그리고, 끝까지 뒷맛을 찝찝하게 만든다.
레너드는 자신의 기억을 믿지 못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자신에 대한 것도 믿지 못한다. 그건 관객도 마찬가지다. 보는 입장에선 저것들이 떠드는 게 수용할 수 있는 정보의 전부인데, 과연 그것을 믿어야 할 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타자를 치고 있는 지금도 '그래서 어디까지가 진실인 거야?'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다.
....대체 크리스토퍼 놀란은 어떻게 이런 영화를 21년 전에 만들어 낸 거지?
정리하자면, 정말 인상 깊은 영화였다. 재미있었다 어쨌다가 아니라, '인상 깊었다' 내지는 '충격적이었다'가 가장 이 영화에 어울리는 것 같다. 난해한 영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흑백과 컬러의 흐름만 따라가면 큰 틀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다음이 문제지....
어쨌든 추리 스릴러나 반전 영화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는 맞다.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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