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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봤습니다.

by 표류선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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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도 통수 치네...

그냥 최동훈 감독의 특징인듯.

[암살]에서도 염석진이 배신자였고, [전우치]에서도 화담이 빌런이었고, [타짜]야 워낙에 엎치락덮치락하니...

하여튼 이걸로 최동훈 감독의 영화 5편을 모두 봤다. 올 클리어!(자랑이다...) 이게 첫 작품인데 이걸 제일 마지막에 보넹.

이게 2004년 영화인 걸 생각하면 꽤나 웰메이드 범죄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보면 좀 눈살 찌푸려지는 장면들이 있기는 하나... 애초에 범죄물인데 도덕적인 씬을 요구하는 것도 좀 그런가. 하여튼.

그리고 여기서도 대사들이 좀 빠르다. 유구한 특징이야...

글구 지금은 초대형 배우인 김윤석 배우가 천호진 배우 옆 조연으로 알짱알짱 나오는 것도 특이 포인트. 물론 이 때는 거의 무명 시절이셨지만 그래도 지금의 김윤석 배우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야 주머니에서 손 빼"라는 대사도 하나 각인시켰고...

포스터에 보면 "지는 게임엔 배팅하지 않는다"라고 쓰여 있는데

김선생 졌자너...

물론 본인은 질 줄 몰랐겠지.

저 위에서도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 중 이긴 사람은 최창혁 밖에 없자너.

저 멘트는 [타짜]의 고니 대사로 되갚아 줄 수 있겠다.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

의외로 공익적인 두 영화 되시겠다.

나는 박신양이 등장하는 영화/드라마가 처음이다. [파리의 연인]이 전국을 휩쓸 때 내가 애기였으니... 그러니 나한테는 이 영화가 박신양 배우의 첫인상인데, 굉장히 좋았다. 능글능글하면서도 이따금 분위기를 확 잡는게 인상적이었다.

근데 나는 분위기 확 잡는 그 장면, 형의 정체가 밝혀지는 그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 아무런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 나는 그 장면 보고 진짜 깜짝 놀랐는데, 서치를 좀 해보니까 이전부터 눈치를 챈 사람들이 몇몇 있더라...

뭐 나는 박신양 배우가 초면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하여튼 꽤 멋진 반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수법은 시대가 지나고 기술이 발전해 [도둑들]에서 비스무리하게 써먹게 된다. 그때도 재치있는 반전이었는데.

백윤식 배우는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어르신, 특히 뭔가 재주에 통달해보이는 어르신 역할을 맡았는데, 풍기는 분위기도 대사를 내뱉는 톤도 참 그런 이미지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타짜]나 [전우치], [관상]같은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육체적으로 굉장히 많이 구른다...([내부자들]은 내가 안 봐서 잘 모르겠고). 그리고 기껏 굴렀는데 손에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고. 어째 열거한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뒤끝이 안 좋다... 위의 세 작품들에서도 다 죽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멋있게 나왔었는데, 여기서는 돈을 탐하다 다 잃고 허무하게 가버리니.

그러고 보면 염정아 배우도 영화에서 제대로 본 게 거의 처음이다. [전우치]에선 분량이 많지 않았고, [카트]는 수업시간에 앞부분만 잠깐 봤어서... [완벽한 타인]이랑 [미성년]은 아직 안 봤고. [SKY 캐슬]도 안 봤고...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적은 없지만, 항상 관련자들의 주위를 맴도는 인물. 근데 정말로 마지막까지 조역이었던 것은 좀 의외였음... 뭔가 풍기는 분위기는 한 탕 크게 할 상이었는데. 물론 에필로그에선 보석을 빼돌리긴 했지만, 분량에 비해서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역할이 아닌 건 좀 특이했다. 최창혁의 복수 리스트에도 없는 사람이고...

대한민국에서 하이스트 무비 자체가 좀 드문 편이기도 하고, 몇몇 장면 도려내면 지금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해서, 만족스럽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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