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봤습니다.

2020. 8. 30. 22:22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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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영화를 이제야 봤는데...

이걸 극장에 가서 보질 못했다는 게 후회가 될 정도로

빵빵하게 엄청 잘 만든 영화였다.

사막과, 그 사막을 달리는 자동차들의 비주얼도 대단했고

불을 뿜어대며 기타를 갈겨대는 빨간내복도 엄청 멋있었고(정확히는 시선을 훌륭하게 끌었고)

조임모탄 교주와 그를 광적으로 따르는 워보이들의 행각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사이비 종교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했으며

그런 임모탄에 대항애 다섯 아내들과 체제의 전복을 꾀하는 퓨리오사의 카리스마는 진짜 엄청 멋있었다.

 

또 후반부에 장대를 타면서 펼쳐지는 카체이싱 액션도 최고였다.

기본적으로 워보이들이 폭발하는 투창을 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투씬에서 불꽃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긴 하지만

이 전투에선 특히 멋진 불꽃들이 난무해댔다.

특히 위의 스틸컷의 장면. 불기둥이 치솟는 한가운데로 톰 하디가 장대를 타고 좌에서 우로 날아가는 장면.

영화를 보면서도, 이 장면에 내 시선이 확 잡아당겨지는 게 느껴져서 깜짝 놀랐다. 단 2~3초에 불과한 장면이 이렇게나 뇌리에 강렬하게 박혀버린 걸 보면 감독이 진짜 보통 유능한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샤를리즈 테론이 분한 퓨리오사도 멋있었지만

개인적으론 니콜라스 홀트의 눅스도 인상깊었다.

영화관에서 니콜라스 홀트를 본 적이라곤 [엑스맨]이 전부인 나이기에,

허여멀건 빡빡이로 나온 모습이 굉장히 새로웠다.(물론 [엑스맨]에서도 분량의 절반은 푸르딩딩한 짐승이긴 했다만)

톰 하디는 [인셉션], [베놈]에서 봤었는데, 한결같이 구르는 모습이 조금 처량하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일행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는 모습은 인상깊었다.

그러고 보면

발할라와 8기통이라는 허황된 종교를 믿던 눅스는 절망을 겪고 빨간머리 아내에 의해 갱생을 했고

사라져 버린 녹색의 땅에 절망하고, 어디 있는지도 모를 소금 사막을 향해 여정을 떠나려던 퓨리오사에게, 맥스가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는데

이것도 이 영화의 주제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눈앞의 반짝이는 것만을 무작정 쫓으면 안된다?

대충 뭐 그런 거...

또 하나 그러고 보면,

임모탄은 여자들을 지배하고 아이들을 생산하며 군중을 지배하는, 남성우월주의적인 독재자의 모습을 나타내고

퓨리오사와 다섯 아내들은 그에 반하는 페미니즘의 기치로 움직이고

눅스는... 광전사가 현타맞고 이성을 되찾는, 또라이의 갱생일기를 보여주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맥스는 뭔가 주제의식을 갖고 움직인 적이 없었던 거 같다.

목적은 있었지. 살아남는다. 생존.

맥스는 살면 됐다. 살아남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에 퓨리오사와도 협력을 했고, 자기를 피주머니로 써먹은 눅스와도 팀업을 했다.

다만 초반부에는 자신의 생존이 목적이었다면, 종래에는 퓨리오사 일행들에게 일행들의 생존을 위한 길을 제안해줬다는 것은 특기할 만한 점.

덤으로, 주제의식을 담지 않고 움직이던 캐릭터가, 영화의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도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암튼 결론적으로

잘 만든 영화라고.

기본적으로 신명나게 때려부수기만 하는 영화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주제의식도 빵빵하고

때려부수는 것도 멋있고 웅장하게 때려부수면

좋아할 수밖에 없지...

넷플릭스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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