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난 김에 되짚어보는 마블 페이즈 4

2023. 2. 28. 23:10기타 덕질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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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4가 끝났습니다.

유독 잡음이 많았죠? 코로나 직격탄과 더불어 채드윅 보스만의 사망, 전반적인 작품 퀄리티 하락, 멀티버스 전개로 인한 진입장벽에 드라마 연계까지.... 여러모로 실험적인 시간이었지만 득만큼이나 실도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되돌아보니 저는 페이즈 4의 컨텐츠를 거의 다 챙겨봤더라고요. 영화 드라마 전부 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즈 5의 첫 작품인 앤트맨 3가 개봉한 현재 이 시점, 페이즈 4를 한 번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들 중에서 GOAT를 뽑자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둘이 비교하면 당연히 거미맨이 한참 우위지만, 페이즈 4로 따지면 일단 이 둘이 탑급의 영화라고 보고 있어요.

 

 

 

노웨이홈은 사실 페이즈 4뿐 아니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전체를 통틀어서 최상위권의 영화고, 슈퍼히어로 영화 역사에 남을 만한 걸작 중의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멀티버스라는 주제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불안해하던 사람들도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마블은 노웨이홈을 통해서, '멀티버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아주 끝내주게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이는 '스파이더맨 실사영화 시리즈'가 가지는 독특한 점 때문에 가능한 것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런 게 멀티버스다'라는 걸 잘 보여주었고, 20년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역사를 모두 끌어와 전미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공적은 참으로 위대하다 하겠습니다.

조만간 톰 홀랜드가 휴가를 끝내고, [스파이더맨 4] 제작에 돌입한다는데, 한층 성장한 MCU의 스파이더맨 a.k.a. 홈스파가 어떤 적들을 상대로 어떤 이야기들을 펼쳐나갈 지 기대됩니다. 베놈은 확정 같고, 개인적으로는 블랙캣이랑 홉고블린 같은 녀석들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특히 홉고블린은 네드 흑화 떡밥을 제법 뿌려온지라 킹능성도 있고요.

 

 

 

페이즈 4의 유일한 '신규 히어로 영화' 샹치입니다. [이터널스]도 있지만 거긴 히어로 '집단'이라 논외고.

하여튼 샹치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큰데, 일단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이후 거의 맥이 끊겼던 맨손 액션의 정수가 제법 훌륭한 퀄리티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후반부에는 마블 특유의 CG 액션이 되긴 했지만.... 어쨌든 버스 액션씬과 공사건물 액션씬은 확실하게 건졌죠. '이 녀석들이 아직 이 정도의 액션을 만들어낼 수 있구나' 하는 건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최초의 주연 아시아 히어로 영화로 퀄리티와 흥행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도 그 성과가 고무적입니다. 다른 영화들처럼 오리엔탈리즘에 잡아먹힌 것도 아니고, 감독이 굉장히 센스가 좋았어요.

물론 이러한 성공을 가장 크게 뒷받침한 것은 양조위 그 자체입니다. 위에서 열거한 것들도 장점이지만, 이 영화에서 양조위를 뺀다면 많은 것들이 무너져내리죠. 2편에서는 그걸 보완해야 할 텐데.... 되려나 그게?

여하튼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샹치 시리즈의 큰 팬이 되었고, 개인적으로 2편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루머에 따르면 샹치 2편에 한국 히어로 화이트 폭스랑 필리핀 히어로 웨이브의 참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던데.... 아시안 히어로 어셈블하는 건 무척 보기 좋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는 초능력 캐릭터들 말고 그냥 진짜 무술 베이스의 캐릭터들을 데려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GOAT가 있으면 JOAT도 있는 법. 그것은 이 둘입니다.

사실 JOAT 취급 받을 정도로 쓰레기는 아닙니다. 저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어쨌든 페이즈 4 영화들 중에선 명백하게 하위권이라고 봅니다.

 

 

 

블위 영화에서 바랐던 것은 나타샤 로마노프라는 캐릭터에 대한 심도 깊은 고찰이었는데, 결국은 세대 교체 쪽에 비중이 더 실리고 말았죠.

물론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옐레나 벨로바는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인 게 사실입니다. 연기력도 좋았고 여러 모로 제대로 건진 캐릭터죠. 근데 어쨌든 대부분의 팬들은 영화 개봉 전까지 '나타샤 로마노프'의 영화를 기대했을 텐데.... 아쉽게 되었죠.

그리고 나타샤 말고도 유사 가족 멤버들이 전반적으로 탄탄한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근본에는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메인 빌런 드레이코프가 있죠.

제가 이 영화를 낮게 평가하는 이유가 바로 드레이코프입니다. 어느 면으로 보나 명백하게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속 알렉산더 피어스의 하위 호환입니다. 사람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개인의 능력도 뒤떨어지는데 폼만 겁나게 잡아요. 은근히 허접스러워 보이는 면모까지. 적대 세력의 최고 수장이 이런 면모를 보이니 레드룸의 거대함도 뒤떨어져 보입니다. 사실 영화 속에서 묘사된 레드룸이 별 거 없어 보이는 것도 크고요.

그래도 태스크마스터는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녀석은 아니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초반 어둠 속에서 등장하며 나타샤를 상대하는 그 장면에선 카리스마가 엄청났죠. 중반부 카체이싱 장면에서도 무자비한 녀석이라는 걸 잘 보여줬고요. 원작이랑 많이 바뀐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리파인된 디자인은 나름 제 취향이었음.

 

 

 

곱씹을 수록 참 아쉬운 영화 [이터널스]입니다. 10명 데리고 2시간 반동안 이것밖에 못 하다니. 물론 클로이 자오에게 이런 영화 만들 기회가 주어진 게 이번이 처음이라, 뭔가 잘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되었다는 게 나름의 변명이 될 수 있겠지만.... 너무 심각하게 조졌잖아요 이건.

가장 아쉬운 건, 캐릭터들이 정말로 '소모되었다'는 겁니다. 페이즈의 톱니바퀴 중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요. 막말로 이 영화 빼고 진행해도 지금 세계관 진행시키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훗날의 [캉 다이너스티]와 [시크릿 워즈]를 생각해보면, 굳이 얘네 없어도 될 정도입니다. 어차피 캉의 깽판이 메인인데 셀레스티얼 잠깐 미뤄둬도 되는 거 아님? 심지어 주요 캐릭터들 전부 뿔뿔이 흩어진 마당에.

그럼 톱니바퀴가 되더라도 빛나는 톱니바퀴가 되어야 했는데, '슈퍼히어로 영화'로서의 성취는 냉정히 말해서 다방면으로 수준 미달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여러가지로 꼬였고, 캐릭터 활용도 아쉬운 게 많았고, 결론도 떡밥만 던지고 끝났습니다. 대형 이벤트 영화를 앞둔 상황이라면 그런 결말도 눈감아줄 수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고....

셀마 헤이엑,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배리 키오건 등 이 영화에 사용된 배우들을 생각하면, 정말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속편이 나온다고 해도 어떤 캐릭터들로 무슨 이야기를 펼칠 지 짐작도 가지 않아요.

 

 

 

나머지 세 친구들은 그냥저냥 볼만한 정도였습니다. 공교롭게도 2021년 개봉작들이 모두 GOAT JOAT를 차지했고, 2022년 개봉작들이 평작 자리를 차지했네요. 신기....

위 셋은 사실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저한테는 '기대했던 부분들은 잘 충족시켰지만, 또 아쉬운 부분도 분명한 영화'들입니다.

 

가령 [닥스 2]는, 샘 레이미라는 이름에서 기대했던 공포스럽고 기괴한 연출들은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초반 가르간토스 눈 뽑는 장면이 예시죠. 그리고 완다의 정신세계에서 자비에 할배 모가지 꺾이는 장면은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물론 천하의 겁쟁이라 살짝 눈 가리고 봤지만 엄청났죠.

그리고 이거.

사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 티켓값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엄청나지 않아요?

'그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 있었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즉시 대답이 튀어나올 수 있는 장면이, 슈퍼히어로 영화에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닥스 2]는 이겁니다. 진짜 발상이 천재적이에요.

하지만 아쉬운 캐릭터 소모, 다소 캐붕인 완다, 딱히 대단히 매력적으로 활용되지 못한 '멀티버스'라는 소재가 이 영화의 발목을 잡습니다. 특히 제목에 멀티버스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점에서 그래요. 무엇보다, 몇 달 뒤 개봉한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면 진짜 '마블은 멀티버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토르 4]는 토르보다는 마이티 토르, 그러니까 제인 포스터가 다 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뒤숭숭하게 하차한 나탈리 포트만과 그의 캐릭터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고, 동시에 대단히 성공적이고 완성도 높은 캐릭터 수술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제인의 서사는 다른 어떤 캐릭터들보다 설득력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어요. '토르'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딱히 주객전도도 아니고요. 애초에 퀄이야 어쨌든 자기 트릴로지 다 나온 놈인데 이 정도는 양보해야지.

별개로 고르도 좋았습니다. 분량이 좀 적긴 했지만 등장하는 순간순간마다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고, 빌런으로서의 서사 완성도도 훌륭합니다.

무엇보다 뛰어났던 것은 브금. 이 영화가 좀 재미있는 게, 건즈 앤 로지스 노래만 틀어주면 그게 죄다 명장면들이 됩니다. 제인 포스터, 고르, 스윗 차일드 오 마인, 웰컴 투 더 정글, 이 사두마차가 열심히 끌고 나가는 것이 [토르 4] 되시겠습니다.

그럼 토르는 뭐 하냐고요? 드립을 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게 최대 문제인데 오늘 못 웃기면 내일 죽는 저주에라도 걸렸는지 스파이더맨 된 것마냥 혓바닥을 쉬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딱히 타율이 높은 편도 아니에요. 지만 웃겨.

그리고 이러한, 영화 전반의 과도한 웃기려는 분위기가 제우스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말죠. 적당히 비호감 캐로 만드려는 건 뭐 괜찮았는데, 명색이 제우스인 녀석이 애가 좀 추해집니다. 삭제된 장면에서는 좀 츤츤대면서 토르를 슥 도와주는 장면이 있었다던데 그걸 살렸어야지. 주인공 일행 띄워주겠다고 캐릭터 하나를 댕호구로 만들었잖어.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블랙 팬서 2]입니다.

뭐 이 영화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치렀는지는 마블 팬이라면 다들 아실 겁니다. 그 부분에서 좀 참작되는 부분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괜찮게 관람했습니다. 기대 많이 했던 네이머는 그 기대를 충족시킬 정도의 모습은 보여주었고, 슈리도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나름 나쁘지 않은 2대 블랙 팬서로서 자리매김한 거 같고요. 아이언하트가 좀 겉돌긴 하는데 작품을 망칠 정도는 아니었고, 라몬다 역의 안젤라 바셋은 거의 오스카감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문제는 1편에서 전혀 나아지지 않은 액션신 퀄리티, 돌아보면 뭔가 이상한 게 느껴지는 몇몇 전개들, 그리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기억에 남는 장면'의 부재가 있습니다.

특히 슈리가 블랙 팬서가 되면서, 안 그래도 별로였던 이 시리즈의 액션신에 무게감과 호쾌함이 상실되면서 더욱 상태가 안 좋아졌습니다. 네이머의 비행씬을 제외하면 슈퍼히어로 영화로서 가치가 전무한 수준이에요. 그조차도 대단하지 않고.

결국 이 영화를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이자 뿌리는 '추모'인데.... 그건 정말 잘 했습니다. 진짜로. 다른 게 아쉬운 게 참 많아서 문제지.

 

 

 

 

 

드라마는 재미있는 게 많았습니다. 후반부 갈 수록 불안해지긴 했는데 전반적으로는 괜찮았네요.

특히 [완다비전]은 페이즈 4의 스타트를 대단히 훌륭하게 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영화 시리즈를 안 보면 이해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자체적으로 무척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었죠. 이후의 [팔콘 앤 윈터 솔저]도 타노스 사태 이후의 후일담을 잘 다루었고, 특히 제모 남작을 다시 '잘' 활용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샘 윌슨에게 방패가 계승되는 과정도 설득력 있게 그려졌고요.

[로키]는.... 얘는 좀 문제작입니다. 드라마 퀄리티는 괜찮은데, 문제는 '얘를 안 보면 차후 멀티버스 전개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번 [앤트맨 3] 쿠키 영상에까지 등장하며 그 중요성을 몸소 알리는 동시에 문제점까지 심화시켰죠. 좋든 싫든 페이즈 4를 이해하려면 [로키]는 필수로 감상하셔야 합니다. 제기랄.

[호크아이]는 개인적으로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원래 궁수 캐릭터랑 마법사 캐릭터를 좋아해서 MCU 내에서도 닥스랑 호크아이가 최애였는데, 호크아이가 참.... 취급이 영 아니어서 마음이 좀 아팠거든요. 그런데 케이트 비숍이 확실하고도 열렬한 리스펙트를 보여주니 제가 다 감동적이더라고요. 애가 참 바르고 좋은 애야.

 

그리고, [문나이트].

개인적으로 페이즈 4의 최고의 명작이라고 생각하고, 이게 바로 앞으로의 마블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철철 넘치는 간지, 흠잡을 데 없는 서사,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액션신, 배우들의 명 연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다른 작품 아무것도 안 봐도 다 이해되는 스토리'.

현재 마블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높디높은 진입장벽'이죠. 이는 드라마와의 연계를 취하면서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닥스 2]는 [완다비전]을 보지 않으면 완다의 흑화를 이해할 수 없고, 멀티버스 사가는 [로키]를 보지 않으면 왜 멀티버스 깽판이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더 마블스]에는 드라마에서 서사를 쌓아올린 모니카 램보와 카말라 칸이 등장할 예정이고요.

그에 반해 [문나이트]는 다른 마블 작품들에 대한 언급이 아에 없다시피한 수준입니다. 이제 처음 마블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도 내용 파악에 아무런 지장이 없죠. 이건 현재 마블에 있어서 정말이지 엄청난 장점입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마블에 입덕해도 될 정도로요.

옆동네 DC를 보면, 메인 세계관에 속하지 않는 [조커]나 [더 배트맨] 같은 친구들도 있는데, 마블도 세계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단독 시리즈들을 좀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나이트]가 좋은 예시고요. 그 수많은 히어로들을 하나의 세계관에 다 때려박으면 너무 정신없지 않겠어요?

 

 

 

드라마 유일한 JOAT, [변호사 쉬헐크]입니다.

얘는....

....

....

....제기랄.

 

그러니까 시도는 좋았습니다. 법정 코미디라는 장르로 '슈퍼히어로 일상물'을 시도하면서, 메타발언이 가능한 캐릭터로 나름의 코미디도 챙기고, 뭐 그러려던 거 같았는데....

시도만 좋았습니다.

너무 중구난방이었고, 너무 별 게 없었어요. 초반에 어보미네이션 사건까지는 나름 관심 좀 끌었지만, 그 이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거의 잊혀지다시피 했죠. 데어데블 등장에서 잠깐 반짝했고, 마지막 화는....

마지막 화는....

....그런 게 있었나요?

뭐, 없었던 셈 치죠. 이 드라마는 데어데블 나오고 끝났습니다. 지우개 쓱싹!

 

그래도 한 가지 의의가 있다면 '시도 자체는 좋았다'라는 거? 솔직히 극장에 마블이랑 소니랑 DC랑 사이 좋게 손 잡고 1년 내내 히어로들 쿠콰쾅 치고받고 하는 거만 걸려 있는 거 보기 안 좋거든요. 이런 일상적인 내용 저는 나쁘지 않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숨 돌릴 틈이라는 게 있어야죠.

....근데 이런 건 아니야, 이런 건 아니야(김두한 톤으로).

 

 

 

어째 이 친구 얘기만 안 했는데, 얘가 진짜 GOAT도 아니고 JOAT도 아니고 정말 그저 그런 포지션이라 그럽니다.

이거 까는 분들 많은 건 저도 압니다만, 저는 이걸 진짜 그냥저냥 나름 괜찮게 봤거든요.

일단 배우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비주얼이에요. 그리고 연기도 제법 잘 합니다. 이게 데뷔작인 걸 생각하면 엄청 잘 하는 거죠.

능력 연출도 나쁘지 않았고, 스토리도 초보 히어로로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제법 잘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그런 건 스파이더맨 전문인데 MCU는 이미....

악당들이 뭔가 허접한 게 좀 아쉽긴 했는데, 히어로가 미숙하면 악당도 미숙한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급이라는 게 어울려야지. 홈스파도 소시민 히어로라 [홈커밍] 때 메인 빌런인 벌처가 소시민 악당으로 나왔잖아요? 그런 거죠. 미즈 마블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역사가 오래 되지 않은 캐릭터라 마땅히 아치 에너미로 내세울 게 없기도 하고요.

어쨌든 할리우드에서 이 정도로 인도 문화에 대해서 많이 재미있게 보여준 적이 없으니 그런 점에서 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닮은 히어로'가 등장한다는 게 제법 중요하잖아요. 퀄리티도 이만하면 무난하고.

 

 

 

 

 

페이즈 4는 마블에게 있어서 실험적이었고, 그만큼 고된 시기였습니다. 돌아보면 어째 신규 캐릭터들 작품보다는 후속작과 세대 교체에 중점을 둔 작품들이 많았는데, 그래서 더 '새로운 맛'이라는 게 떨어졌던 거 같습니다. 제가 [샹치]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고요. 뉴페이스가 맛있잖아.

근데 페이즈 5도 사실 후속작이 대부분입니다. 썬더볼츠도 지난 작품 캐릭터들 총집편이고, 뉴페이스는 [블레이드]뿐인데.... 제가 또 오컬트 뱀파이어 이런 거에 환장하는 사람이라 블레이드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잘 나와줬으면 하네요.

 

다소 불안정한 항해를 이어오고 있는 마블이지만, 그래도 저는 마블이 아직 좋습니다. 영화 개봉하면 꼬박꼬박 챙겨볼 셈이고, 디즈니 플러스는.... 구독 끊긴 했는데 [로키 시즌 2] 소식 들려오면 스윽 맛배기나 다시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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