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3. 00:25ㆍ일본 음악 이야기
뭔 한자인지 한참을 고민했는데, 한 일(一)의 갖은자였네요. 초딩 때 한자공부 하던 시절 이후로 처음 봅니다....
여하튼, 2022년 올해의 앨범 후보가 벌써 나왔습니다. 유우리 말고도 eill(에일), milet(미레이), Ado(아도) 등도 연초부터 부스터 쓰면서 달리던데, 리스너 입장에선 참 좋은 일이지만 좀 간격들을 두고 나왔으면 하네요. 너무 바쁩니다.... Awich(에이위치)도 뭐 준비중인 거 같던데.
작년 한 해를 지배하다시피 했던 '드라이플라워(ドライフラワー)'를 중심으로, 일관성 있으면서도 유우리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노래들로 꽉꽉 차 있습니다. 전곡을 본인이 다 작사 작곡했는데, 본인에게 잘 맞는 분위기나 표현법을 이미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것도 같아요.
곡도 곡이지만, 가사 그리고 가사를 표현하는 방법도 대단합니다. 데뷔곡인 '숨바꼭질(카쿠렌보, かくれんぼ)' 때부터 생각한 거지만, 가사를 통해서 상황과 감정 묘사를 되게 잘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목소리와 창법으로 그 느낌을 한껏 끌어올리는 솜씨는, 근래에 이만한 신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감성에 화룡점정을 찍어주는 것은 바로 초 고퀄리티의 뮤직비디오. '카쿠렌보'와 '드라이플라워'에서는 단순함의 매력을 보여주었다면, '베텔기우스(ベテルギウス)'와 '레오(レオ)'에선 좀 더 세세하고 드라마틱해졌는데, 어느 쪽이든 마음에 강한 울림을 줍니다. 특히 '레오'의 뮤직비디오는 근 몇 달간 본 뮤직비디오 중에서 단연코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요. 가사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고, 가사를 파악하면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그러고 보니 '드라이플라워'도 그렇고, 타인 혹은 타 종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실력도 상당하군요.
한 가지 킹받는 점이 있다면, 드라이플라워 뮤비의 디렉티스 컷 버전이 나온 직후, 풀버전이었던 기존 뮤비를 1분짜리로 잘라버린 것. 창성의 아쿠에리온 15주년 기념으로 최초 해금한 뮤비가 꼴랑 1분 30초 버전이었던 플라잉독의 짓거리만큼이나 어이가 털리는 지점이었습니다.... 이 또한 소니의 음모인가.
어쨌든, 작년 한 해를 폭풍처럼 휩쓸었던 대형 신인의 첫 작품으로서도, 그냥 앨범으로서도 대단히 잘 만든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앞날을 기대하게 하는 것'이 신인 아티스트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도 무척 성공적이고요.
유우리 외에도 여러 신인들이 참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많이 보여줘서 들을 게 뷔페급으로 많은 요즘입니다. 우타다 히카루의 신보도 퀄리티가 좋고, 당분간 이런 풍작 시즌이 이어질 것 같아서, 참 좋은 시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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