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아도)의 [쿄겐(狂言)]을 듣고 떠오른 잡생각

2022. 1. 26. 15:15일본 음악 이야기

728x90
반응형

 


    수록곡의 절반 정도가 기존에 발표된 것들이라 대단히 새로운 느낌은 들지 않았고, 전체적으로는 그냥 쏘쏘하게 잘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곡을 뽑자면 6번 트랙인 '会いたくて(만나고 싶어서)'. 이런 종류의 발라드도 잘 소화할 수 있는 가수구나 하는 걸 처음 느꼈고, 앨범 전체에서도 가장 차분하고 감성적인 노래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위치도 중간쯤이고. 미유항의 작곡 솜씨에도 놀랐고....
    외에는 여러가지 색깔들이 혼재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다들 한가닥씩 하는 프로듀서들이고, 장르도 제각각이라 뷔페를 먹는 느낌. 다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인데, 5번 트랙인 '花火(불꽃놀이)'의 경우에는 더 잘 소화할 수 있는 보컬이 있을 것 같아요. 전 '踊(춤)'도 그닥이었어서....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 건 좋지만 담엔 그냥 장르를 통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보컬 역량이 워낙 뛰어나서 다 좋게 들었습니다. 2020년 말부터 YOASOBI(요아소비), 유우리(優里) 등과 함께 화제성 원탑을 찍은 가수였고, 히트곡도 줄줄이 사탕처럼 뽑아냈죠. 요아소비의 [THE BOOK 2]와 마찬가지로, 지난 시간들을 총망라한 느낌도 들면서, 감춰두었던 몇몇 카드들을 통해서 또 대단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jon-YAKITORY가 프로듀싱한 'FREEDOM'은 예상 외로 굉장히 잘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그러고 보면, 전곡이 보카로 신에서 한가닥 했던 이들로 거의 채워져 있는데, 메이저 1집에서 이런 시도는 거의 처음 같아요. 특히 아도가 현재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더더욱.

 

    보카로 신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메이저 무대를 침공하게 된 건, 요네즈 켄시가 기반을 다졌고, 요아소비 때부터 다른 낌새가 나타났으며, 아도가 폭발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도는 특히나 이질적이에요. syudou 특유의 음울한 스타일과, '시끄러'를 연발하는 중2중2 열매를 먹은 노래 '웃세와(うっせぇわ)'가 메이저 데뷔 곡이라니. 그리고 이 노래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다니. 게다가 한 번의 히트로 끝나지 않고 이후에도 여러 히트곡을 탄생시켰죠. 갠적으로 '踊(춤)'의 히트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전형적인 Giga 스타일의 노래라.... 

 

    암튼 이 독특하고 거대한 신인의 등장은 '보컬로이드 신'이라는 장르의 주목도를 크게 올려준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보카로 특유의 비대중성을 날것의 상태로 메이저 신에 던져놨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웃세와는 사회적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것이고, MAMA에서까지 주목하게 되었죠.

우리도 거짓말 같았어요 님아

    1집 쿄겐은 전곡이 보카로 프로듀서들의 작품이고, 이는 어떻게 보면 메이저 시장에 내미는 또다른 도전장이라고 생각해요. 일선 음반사나 레이블 등이 보카로 신을 기웃거리면서 신인을 채용하기 위한 노력들을 꽤 예전부터 해왔는데, 이만큼 큰 성과는 아마 처음이라 봅니다. 기존의 요아소비, 요루시카 같은 보카로 프로듀서+여성 보컬 조합도 아니고, 그냥 우타이테가 이런 마이너리티성을 가지고 이런 단기간에 이런 흥행이라니.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앞으로도 이런 스타일의 가수들과 앨범들이, 메이저 시장에 더 자주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오글거리다고 까는 사람들도 있지만, 웃세와의 초대형 히트와 사회현상화는 그런 화젯거리 외에도 이 기묘한 분위기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기에 탄생한 것이고, 그런 사람들은 앞으로도 이런 가시 돋친 감성의 곡이 튀어나오기를 또 기다리겠죠. 그러고 보면 앨범 참여진에 히이라기 키라이, 테니오하, 스리이, 니루 카지츠 같은 어둡고 마이너리티한 감성의 곡을 쓰는 프로듀서들이 많은데 아도의 성향과 함께 시대의 요구도 함께 반영된 게 아닌가 싶고....

 

하여튼 단순히 음악성 외에도 여러 가지 큰 의미를 갖는 곡들이고 앨범이라 생각해서, Ado는 이걸로 일본 음악 역사에 나름 큰 족적 하나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