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7. 23:19ㆍ일본 음악 이야기
「요네즈 켄시, 해외에서의 반응에 힘입어 [STRAY SHEEP] 대만판과 한국판 현지 발매」
라는 나탈리의 트윗을 보자마자
"아 이거는 전곡 청취를 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멜론을 틀었습니다.
발매된지 2달 된 앨범을 이제서야 풀재생 돌리는 게 게을러터졌다고 생각은 하지만...
앨범 커버는 옛날 느낌 나고 좋군요. 2집 [YANKEE]랑 비슷한 스타일이랄까...
https://youtu.be/XeFQJ6-XoD0
1번 트랙 캄파넬라(カンパネルラ)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듯한 내용의 노래네요. 시작부터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라... 정확히는 이미 그 사람은 떠났겠지요. 무덤가에 꽃을 놓으며 말하는 느낌에 가깝겠습니다.
5집이랑 4집의 전반적인 정서 자체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3년의 시간 차는 있지만요. 그 3년동안 요네즈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라도 했나봅니다. 실제로 떠나가기도 했고...
https://youtu.be/Uh6dkL1M9DM
2번 트랙 플라밍고(Flamingo).
요네즈의 커리어를 통틀어서 생각해도 가장 이질적인 노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곡의 스타일과 창법, 가사 내용 자체가... 엔카 같기도 하고 하여튼 요즘 스타일이란 느낌은 잘 안 들어요. 그 희한함에 힘입어서 많은 인기를 얻은 곡이기도 하고요.
https://youtu.be/UFQEttrn6CQ
3번 트랙 감전(感電).
호시노 겐, 아야노 고 주연의 드라마 [MIU404]의 주제가. 처음 뮤비가 나왔을 때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뮤비 속의 요네즈가 정녕 내가 알고 있던 요네즈가 맞는가...해서.
하여튼 평소랑은 달리 관악기 사운드를 빵빵하게 넣은 곡. "플라밍고"만큼은 아니지만 이 곡도 평소의 요네즈 켄시와는 다른 스타일의 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응? 했는데, 들을 수록 노래가 참 괜찮더라고요...
https://youtu.be/5HH-4zXXV7E
4번 트랙 PLACEBO(플라시보).
RADWIMPS(래드윔프스)의 보컬 노다 요지로와의 콜라보 곡. 요네즈가 범프와 랏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알고 있었으니 콜라보 소식이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둘의 목소리가 정말 닮았군요...ㅋㅋㅋㅋ. 개인적인 생각인데, 일본 남성 보컬들 중에는 이런 노다 요지로나 후지와라 모토우 같은 스타일의 보이스가 정말 흔하디 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네즈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둘이 콜라보를 했는데, 정작 노래는 레트로 신스팝 스타일이네요. 허를 찌르는 느낌... "요네즈와 노다가 뭉쳤다면 이러이러한 스타일의 노래가 나올 것이다"라는 예측을 보란 듯이 비껴가는 듯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노래도 잘 뽑혔고요.
https://youtu.be/s582L3gujnw
5번 트랙 파프리카(パプリカ).
NHK의 도쿄 올림픽 응원가죠. 원래는 다섯 어린이들의 유닛인 Foorin에 제공한 곡인데, 셀프 커버를 했습니다. 약간의 편곡과 함께.
원곡은 아이들의 합창으로 순수한 느낌을 주는데, 이 버전은 동화적인 느낌을 유지한 것만 빼면 원곡과의 유사점은 그렇게 찾아볼 수 없다는 느낌. 물론 요네즈가 커버로 수록할 땐 다 그렇게 편곡해서 넣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싫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두 버전의 스타일이 깔끔하게 다르기에 서로 좋게 즐길 수 있다고 봐요. 신나지만 담백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곡입니다.
https://youtu.be/ptnYBctoexk
6번 트랙 말과 사슴(馬と鹿)
TBS 드라마 [노 사이드 게임] 주제가.
제목은 바보를 뜻하는 '馬鹿'의 변형인 듯합니다.
'Lemon'과 비슷한 곡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Lemon'처럼 드라마 주제가이기도 하고, 곡 진행도 닮았고요. 그리고 둘 다 노래가 좋습니다.
사실 곡도 곡이지만, 뮤비에 등장했던 파란 머리의 요네즈 켄시가 개인적으로는 임팩트가 가장 컸습니다...ㅋㅋㅋ.
youtu.be/vTOSICeCu0o
7번 트랙 상냥한 사람(優しい人).
이 게시글 쓰면서 처음 듣습니다.
근데 정말 좋네요...
대놓고 애절한 멜로디라 좋습니다. 가사도 마음에 드네요. 이전에 뮤비가 나오지 않은 완전 신곡들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노래가 아닐지.
youtu.be/SX_ViT4Ra7k
8번 트랙 Lemon.
무슨 말이 필요한가요. J-POP 역사상 최초로 3, 4, 5, 6억 조회수를 돌파한, 요네즈 켄시 개인에게도, 일본 음악 역사에서도 기념비적인 노래죠.
이번 앨범을 처음 제작할 당시에 요네즈가 잡았던 컨셉이, "'Lemon' 이후 요네즈 켄시 제2장의 시작"이었다는데, 그걸 생각하면 이 곡이 정확히 절반 지점인 8번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youtu.be/8htgzXfS654
9번 트랙 틀린그림찾기(まちがいさがし).
스다 마사키에게 주었던 곡의 셀프 커버 버전입니다.
그리고 저 이 버전 마음에 안 들어요...라고 생각했던 때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근데 처음 들었을 땐 진짜 마음에 안 들었어요. 기본적으로 요네즈 켄시가 남에게 주었던 곡을 자기 앨범에 커버로 실을 때는 거의 반드시 편곡을 동반하는데, 이 곡은 특히나 편곡이 마음에 안 들었었거든요.
근데 어쨌든 그래도 계속 들었는데... 계속 듣다 보니까 또 나쁘지는 않게 들리더라고요. 그래도 오토튠은 빼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는 건 똑같지만... 하여튼 결론은 첨보다는 낫다 이겁니다.
youtu.be/TIwu1o2ssSI
10번 트랙 해바라기(ひまわり).
리드미컬한 락 노래입니다. 대놓고 락이네요.
노래 가사에 구르듯이, 산탄총, 이런 가사들이 등장합니다.
노래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내용입니다.
스크래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요네즈 켄시의 창법이 애절함을 배가시키네요.
그리고 해바라기의 꽃말은 동경, 기다림 등입니다.
그렇다면 이 노래가 누구를 위한 노래인지는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wowaka 추모곡.
저도 wowaka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정말 큰 충격에 휩싸였었으니까요.
아니, 보카로에 마음을 주었던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랬겠죠.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이었잖아요. 게다가 저는 보카로 프로듀서의 wowaka도, 히토리에의 리더인 wowaka도 다 좋아했었으니까요. 아직도 그때의 당혹감이 생생합니다. 학교에서 밥 먹고 있는데 갑자기 트위터로 비보가 날아들어와서... 그날 타임라인이 하루 종일 추모 분위기였죠.
하물며, 그의 팬이었고, 친구였고, 함께 음악을 하는 동료였던 요네즈 켄시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한 장르의 역사에 섰던 사람, wowaka가 먼저 떠난 지가 벌써 1년 반이 다 되어갑니다. 오늘 에디 반 헤일런의 비보를 듣기도 해서, 괜히 기분이 더 싱숭생숭해지네요. wowaka와 꼭 닮은 이 추도곡을 들으면서 마음을 또 달래야겠습니다.
다시 한 번, R.I.P. wowaka(오와카)
youtu.be/s5mpKn_bGN0
11번 트랙 길 잃은 양(迷える羊)
말 그대로 STRAY SHEEP입니다.
전반적으로 음울하고 기분 나쁜 분위기의 곡입니다. 요네즈 켄시의 목소리도 좀 다르고요. 후렴구가 약간 밝아지지만 그뿐이고,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이걸 칼로리메이트 CM에 써먹을 생각을 한 오츠카가 대단하군요...
듣다 보면 묘하게 웅장한 것 같기도 합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마냥 어두운 노래도 아닌 것 같고요. 일단 곡 자체는 굉장히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youtu.be/h14lsHj3jVM
12번 트랙 Décolleté
플라밍고처럼 꿀렁꿀렁한 노래입니다.
어째 좀 복잡미묘한 노래네요. 곡은 잘 만들었는데 가사를 못 알아먹겠습니다... 물론 못 알아먹는 가사가 한둘이 아니지만, 뭔가 느낌이 오면서도 아리까리해서...
youtu.be/lwolyOIcCQg
13번 트랙 TEENAGE RIOT
"플라밍고"와 같은 싱글 앨범의 수록곡이면서, 제가 "플라밍고"보다 더 좋아하는 곡입니다. 역시 전 이런 락 스타일의 음악이 취향인가 봅니다...
그런가 하면 "플라밍고"보다 약간 뒤에 뮤비가 나오면서, 어째 완전히 묻혀버린 곡이기도 합니다. 조회수 3천만이니 완전히 묻힌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플라밍고"가 1억이 넘는 조회수를 달성한 것과는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죠...
그래도 노래는 참 좋아요. 이런 락 스타일의 노래를 자주 해줬음 좋겠습니다. 충분히 잘 어울리는데 말이죠...
youtu.be/1s84rIhPuhk
14번 트랙 바다의 유령(海の幽霊).
애니메이션 영화 [해수의 아이(海獣の子供)] 주제가이며, 요네즈 켄시의 곡들 중 난이도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노래입니다. 진짜 엄청 어렵습니다... 그만큼 기존의 요네즈 곡이랑은 약간 느낌도 다르고요. 물론 잘 만들었지만요. 특히 영상과 같이 보면 그 임팩트가 대단합니다. 빵빵하게 채워넣은 코러스만큼이나 곡도 영상도 말 그대로 웅장한 느낌을 줘서, 다방면으로 인상 깊은 노래입니다.
youtu.be/sBR5w8kptAc
15번 트랙이자 마지막 곡, 카나리아(カナリヤ)
요네즈 켄시 피셜, 코로나 사태를 겪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라고 합니다. 가사를 쓱 보면, 마치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처럼도 들립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사랑하는 당신과 함께, 언제까지고 함께 나아가자. 서로 변하고 상처를 주고 길을 잃어도 함께 사랑을 나누면서 나아가자" 뭐 이런 내용입니다.
코로나가 끝나도,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미 충분히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앞으로의 세상은 분명 예전과는 좀 다른 모습을 테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하고, 또다시 살아가야만 합니다. 요네즈 켄시도 가사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아요. 노래도 따스한 분위기라, 참 마음에 드는 곡입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원래 본 앨범은 "'Lemon' 이후 요네즈 켄시 제2장의 시작으로써, 지난 3년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앨범"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앨범의 주제가 크게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근데 제가 듣기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만?
일단 4집은 [BOOTLEG] 이후 발표된, "Lemon"부터 "감전"까지 3년간의 곡들이 몽땅 수록되어 있는 터라, 충분히 지난 3년을 돌아보는 느낌은 납니다. 아마 그 밖의 수록곡들 쪽이 바뀐게 아닌가 추측되네요.
일단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럽습니다. 3년간의 곡들 외에도 해바라기, 카나리아 등의 신곡들도 퀄리티가 좋아서 즐겁고요. 기존 곡이 절반이라는 점에서는 좀 아쉽기는 한데, 시국이 시국이니 어쩔 수 없지요...
전작과는 새로운 모습을 기대했다면 좀 실망했을 수도 있겠지만, 요네즈 켄시의 음악은 [BOOTLEG] 이후로도 계속 보여져왔고, 그런 점에선 이번 앨범은 지난 3년의 연장선의 일부라고도 생각돼요. 아직 요네즈 켄시는 보여줄, 해나갈 음악이 많이 남아 있고, 앞으로 어떤 것들을 보여줄지 계속 기다리고 기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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